해외자원 M&A 전략이 바뀌고 있다

입력 2009-07-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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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과 공동 진출 전략 모색

해외 공구 인수 등 해외 자원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 전략이 변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국내 에너지공기업을 중심으로 민간기업이 일부 지분 소유를 통해 사업에 참여했던 그 동안의 방식에서 벗어나 전략적 파트너로 '상생협력' 모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이 지난해 대비 50% 이상 감소하면서 해외자원 인수·합병(M&A)에 호기를 맞았지만 자금 및 투자전략 부족으로 인해 주요 M&A에서 중국 등에 번번히 고배를 마시면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에 종합상사를 대상으로 '해외자원개발 협력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가칭)'를 추진키로 하고, 실무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이는 실수요자인 한전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종합상사간 상호 협력을 통해 성공적인 해외자원개발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한전은 앞으로 구상단계에서부터 해외자원 M&A에 대한 리스크 분석, 전략적 진출 방안 등 사업 전반에 걸쳐 종합상사와 공동으로 모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자원개발사업은 대규모 투자비 소요, 장기간의 투자비 회수기간, 가격의 불안정성 등으로 인한 높은 사업 리스크로 개별기업 단위의 독자 사업 참여가 쉽지 않다"며 "특히 글로벌 메이저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개별기업 단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초부터 소규모 생산광구 인수가 중국의 장벽에 막히기 시작한데 이어 자주개발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진행됐던 각종 사업들도 좌절됐다.

한국석유공사는 스위스 에너지 회사인 아닥스 인수를 추진해 왔으나 중국 석유화공유한공사(시노펙)가 가세하면서 좌절됐다.

지난 2월에는 광물자원공사와 민간업체 컨소시엄이 호주 OZ미네랄스의 로즈베리 아연광산을 인수하기로 하고 대략적인 가격까지 합의했지만 중국 민메탈이 OZ미네랄스를 통째로 인수하면서 로즈베리 광산 확보가 무산됐다.

따라서 한전은 이번 종합상사와의 간담회를 정례화해 해외자원 시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종합상사와 컨소시엄을 구성, 초기 단계부터 해외자원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면 리스크 분산, 사업기회의 증가로 성공적인 해외자원개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실무자를 중심으로 한 간담회를 정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해외자원개발 협력방안 모색을 위해 필요할 경우에는 주요 종합상사 최고경영자(CEO)를 초청,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김쌍수 한전 사장은 SK에너지, LG상사, 삼성물산, 대우인터내셔널, 현대종합상사, 한화, STX 등 주요 종합상사 CEO와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한전 뿐만 아니라 광물자원공사도 삼성물산, LG상사 등 종합상사와 손잡고 리튬 확보에 나섰다.

광물자원공사는 종합상사와 함께 볼리비아를 중심으로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잇는 '리튬 트라이앵글'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칠레에서 진행중인 세계 최대 리튬광 개발 프로젝트에 삼성물산과 공동으로 참여하고, 아르헨티나 린콘(Rincon) 프로젝트에는 LG상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출하기로 한 것이다.

리튬은 차세대 그린카로 각광받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전기차의 리튬전지 원료로, 중국·일본 세계 주요국들이 치욜한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광물자원공사의 탐사·채굴 기술과 계열사에서 리튬전지를 생산하고 있는 종합상사와의 합작법인 또는 컨소시엄을 통해 자원개발에 나설 경우 개발과 함께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큰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에너지 공기업의 해외자원 M&A 전략 변화에 대해 종합상사 등 민간기업들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에너지 공기업이 주도권을 갖고 해외자원개발에 나서면서 민간기업으로써는 사업 역량을 확보하는데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민간기업의 한 관계자는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지만 정작 뚜렷한 성과를 얻고 있는 기업은 몇 군데에 불과하다"며 "이는 그동안 대부분의 사업이 에너지공기업이 주도하는 사업에 대해 지분 참여를 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사업역량을 키우지 못한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같은 전략 변화는 민간기업의 경우 해외자원개발 사업추진에 대한 노하우를, 공기업들은 민간기업에 갖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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