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간첩단' 누명쓰고 7년 옥살이… 80대 피해자에 9억 형사보상금

입력 2024-10-1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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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투데이DB)
1960년대 ‘유럽 간첩단’으로 몰려 7년간 옥살이를 한 김신근 씨가 재심 끝에 무죄를 선고받고 9억 원의 형사보상금을 받게 됐다. 20대에 조작된 공안 사건으로 옥살이를 한 피해자 김 씨는 80대에 들어서야 국가로부터 위법한 형사처벌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됐다.

14일 법원 전자 관보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 남기정 유제민 판사)는 지난 4일 국가가 피해자 김신근 씨를 상대로 형사보상금 9억12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고려대 대학원생이었던 김 씨는 1966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유학하던 중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지령 서신을 전달하고 사회주의 관련 서적을 읽은 혐의를 받아 국가보안법, 반공법 위반로 기소됐다.

당시 20대 나이로 1970년 징역 7년에 자격정지 7년 판결을 받아 복역했다.

비슷한 시점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재직한 고(故) 박노수 교수와 민주공화당 소속이었던 고 김규남 의원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970년 사형이 확정돼 1972년 집행됐다.

2009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중앙정보부가 김 의원을 영장 없이 불법 연행한 뒤 6일간 불법 구금하고 고문 및 가혹행위로 자백을 받아내는 등 위법한 수사가 이뤄졌다”고 정리하면서 상황은 뒤바뀌었다.

박 교수와 김 의원 유족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재심을 청구했고, 대법원은 2015년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법원은 두 사람이 수사기관에 영장 없이 체포됐고 조사 과정에서도 고문과 협박에 의해 진술했다고 판단했다.

김 의원 유족은 민사소송을 거쳐 2017년 국가로부터 27억 원의 손해배상을 받게 됐고, 같은 해 박 교수의 유족 역시 국가로부터 23억4000여만 원을 배상받았다.

김 씨의 경우 그보다 늦은 2022년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당시 중앙정보부의 불법 구금과 연행, 폭행, 물고문, 전기고문 등 위법 행위를 들며 지난 7월 김 씨에 대한 무죄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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