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밀리고 쇼트폼 성장에 국내 OTT '빨간불'

입력 2024-10-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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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이 위기에 놓였다. 영화관 인터넷TV(IPTV)를 외면하고 OTT로 눈을 돌렸던 이용자들이 이제는 OTT에서 쇼트폼(1분 내외의 짧은 동영상)으로 넘어가고 있다. 글로벌 OTT의 침입으로 이미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던 국내 OTT들에 더 큰 난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5120만 명을 대상으로 쇼트폼 애플리케이션(앱)과 OTT 앱의 사용 시간을 비교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쇼트폼 앱(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의 1인당 월 평균 사용 시간은 OTT앱(넷플릭스·쿠팡플레이·티빙·웨이브·디즈니+) 보다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쇼트폼 앱의 1인당 월 평균 사용 시간은 52시간 2분, OT 앱의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 7시간 17분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가장 1인당 월 평균 사용 시간이 높은 앱은 유튜브로 평균 41시간 56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는 틱톡 17시간 16분, 인스타그램 15시간 56분, 넷플릭스 6시간 17분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쇼트폼과 OTT의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8월 쇼트폼 앱의 사용 시간은 46시간 29분이었으며 OTT 앱의 사용 시간은 9시간 14분으로 약 50배가량 차이났다. 1년 사이 OTT 앱의 사용 시간은 줄어든 반면 쇼트폼의 이용 시간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시청자들이 점점 짧은 호흡의 영상을 선호하면서 긴 호흡이 요구되는 영화, 드라마 등을 서비스하는 OTT보다 쇼트폼이 동영상 시청의 대세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설상가상 국내 OTT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펼치는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제작비 상승을 이끌어 출혈 경쟁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쇼트폼과의 경쟁에서도 밀리며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빙과 웨이브 등 국내 OTT 사업자는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여전히 영업 적자 상태다. 티빙과 웨이브의 적자는 2020년 각각 61억 원, 16억 원이었다가 지난해 각각 1420억 원, 80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매출 규모에서도 국내 OTT와 넷플릭스의 차이는 크다. 티빙과 웨이브의 매출을 합해도 넷플릭스를 따라잡지 못한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매출 8233억 4300만 원을 거둔 반면 같은 기간 티빙과 웨이브의 매출은 3264억 2400만 원, 2479억 6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위기에 토종 OTT인 왓챠는 국내 OTT 최초로 쇼트드라마 전문 플랫폼 ‘숏차’를 출시했다. OTT 숏드라마는 모바일 감상에 최적화해 세로 형태로 제작된 1회당 1분 내외의 짧은 호흡의 콘텐츠다. 숏차는 이동 중이나 짧은 휴식 시간에도 부담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급변하는 미디어 소비 트렌드에 대응해 위기를 타개하려는 전략이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최근 티빙과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들이 스포츠 중계로 고군분투하며 이용자를 늘린 측면이 있지만 국내 OTT 사업자들의 무대인 내수 시장은 작고 투자 여력에 한계가 있다”면서 “최근 유행하는 쇼트폼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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