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빠진' 빌라 ·오피스텔 대출 갈아타기

입력 2024-09-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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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흥행 '글쎄
주담대 금리도 오름세…금융권 관련 이벤트 '실종'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에만 적용됐던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빌라와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확대 적용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들은 실질적으로 대환대출이 사실상 문을 닫은 상황인데다, 주담대 금리까지 오르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원회의 '야심작'이었던 대환대출 서비스가 정책 엇박자로 막판 뒷심이 빠지는 모습이다.

금융위는 이달 30일부터 실시간 시세 조회가 가능한 주거용 오피스텔 및 빌라 담보대출을 온라인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이용대상에 포함한다고 29일 밝혔다.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담보대상 주택은 실시간 시세 조회가 가능한 주거용 오피스텔 또는 빌라(연립·다세대 주택)다. 현행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와 동일하게, 기존 대출을 받은지 6개월이 경과한 이후부터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당초 금융위는 이달 초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었으나, 빌라나 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에 비해 시세를 파악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일정이 다소 연기됐다. 일정이 미뤄진 기간 금융사들은 서비스 확대를 위한 사전 준비에 나섰고, 총 29개사가 서비스 참여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아파트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에 참여 중인 금융사는 32개사다.

금융위는 이번 대환대출 서비스 확대로 더 많은 금융소비자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올해 초부터 대환대출 대상에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포함하면서 대출 갈아타기가 본격화됐고, 실제 혜택을 보는 소비자들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6월17일 기준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를 이용한 차주는 2만6636명, 대출이동 규모는 4조8935억 원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대환대출 1인당 이자 절감액은 273만 원이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빌라와 주거용 오피스텔 대출자들이 이런 효과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라고 주문한 상황에서 금융사들이 예전처럼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에 따른 금리 인하 경쟁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구의 한 주택가에 빌라가 밀집해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올 초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가 출시 됐을 때만 하더라도 금융사들은 주담대 고객이 더 낮은 금리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도록 최대 0.4%포인트(p) 수준의 '특별금리 우대'를 내세우며 경쟁에 나섰다. 대환대출 고객들에게 첫 달 이자 금액을 지원해 주는 '주담대 갈아타기 이벤트'를 진행한 곳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서비스 확대와 관련해서 대부분 금융사들은 금리 인하나 이벤트를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아파트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도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시장금리 하락에도 주담대 금리는 되레 상승하고 있다. 사실상 서비스 확대에 따른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8월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08%로 7월(연 4.06%)보다 0.02%p 높아졌다.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여기에 은행들은 속속 다음달 금리를 추가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이 다음 달 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p 인상할 계획이며, 우리은행도 다음달 2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p 올릴 예정이다.

이에 금융당국의 대출정책 방향성이 일관성을 잃으면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지적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는 기존 대출이 보다 낮은 금리로 이동하는 것으로, 가계대출 총량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며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탈 경우, 차주의 대출 원금 상환 여력이 확대되므로 가계대출 관리 목표와도 상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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