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설탕부터 알룰로스까지…100년 삼양그룹의 ‘끝없는 도전’

입력 2024-09-30 05: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1924년 삼수사 설립, 1931년 삼양사로…10월 1일 창립 100주년 맞아

수당 김연수, 전남서 민족자본 근대기업 설립
국내 민영 염전 효시 ‘해리염전’ 운영
1955년 울산공장 설립 제당사업 본궤도
2002년 ‘큐원’ 론칭으로 B2C 시장 공략
이달 알룰로스 공장 준공…연 1만3000t 생산

(이투데이 그래픽팀/김소영 기자)

올해 100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이 식품·화학·의약바이오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을 영위하는 종합식품기업을 향한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특히 미래 먹거리로 대체감미료 '알룰로스'를 낙점,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9일 삼양그룹에 따르면 1924년 설립된 회사는 10월 1일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국내에서 100주년을 넘긴 장수기업은 10여 곳뿐으로, 특히 식품 기업은 매우 드물다. 올해 하이트진로와 함께 삼양그룹이 100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삼양그룹은 농장 사업을 시작으로 소금, 설탕, 밀가루, 유지 등 기초식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끊임없는 신사업 발굴을 통해 꾸준히 사세를 확장하며 이제는 고부가가치 소재를 주력 품목으로 키운다는 포부다.

1924년 순수 민족자본으로 설립…농장→염전→제당

▲수당 김연수 선생의 모습(1921년). (사진제공=삼양그룹)

삼양그룹의 모태는 1924년 수당 김연수 창업주가 전라남도 장성군에 설립한 삼수사(三水社)다. 당시는 일제 농업자본에 맞서 민족자본이 형성되는 시기였는데, 삼수사는 순수 민족자본으로 세운 근대기업이었다. 삼수사는 창립 이후 김 창업주의 고향 인근 농지를 중심으로 농장 사업을 해왔다. 출범 이후 1931년까지 7개의 농장을 조성해 농장의 근대화에 기여했다.

삼수사가 지금의 삼양사(三養社)로 사명을 변경한 건 1931년이다. 사명은 '분수를 지켜 복(福)을 기르고, 마음을 너그럽게 만들어 기(氣)를 기르며, 비용을 절약해 재(財)를 기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방 이후에는 농지개혁법이 시행되면서 농장 사업 대신 염전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당시 농지로 조성하지 못한 간척지가 남았던 점, 소금 부족 사태로 국민들이 식량난을 겪고 있던 점 등이 염전 사업을 시작한 이유였다. 그렇게 탄생한 전북 고창군 일대 '해리염전'은 당시 국내 최대 314만㎡(95만 평) 규모로, 생산 첫 해 천일염 8998가마를 수확했다. 해리염전은 국내 민영 염전 효시로 평가 받는다.

▲삼양사 해리염전 전경. (사진제공=삼양그룹)

1950년 한국전쟁 후 염전 운영마저 어려워져 식품과 섬유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이때 핵심 품목으로 설탕을 택했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설탕을 국산화하고 외화 절감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기여하자는 목표였다.

특히 제당 사업은 현재의 삼양사를 키워낸 효자 품목이다. 설탕 사업은 1955년 울산 공장 건립으로 본궤도에 올랐다. 당시 하루 생산능력은 50톤(t)으로, 이는 국내 최대 규모였다. 이렇게 생산한 제품이 '삼양설탕(현 큐원설탕)'이다. 삼양사는 국내 제당 시장 점유율 2위를 지키고 있으며 울산 공장은 설탕 외에도 전분, 물엿, 올리고당 등을 생산하는 종합식품 공장으로 성장했다.

▲삼양사의 초창기 설탕 제품(1957년). (사진제공=삼양그룹)

큐원·상쾌환, B2C 시장도 공략

제당 사업을 성공을 거둔 삼양사는 끊임없이 사업 다각화에 힘썼다. 1972년 국내 제당사와 함께 선일포도당공업을 공동 인수해 옥수수가루를 원료로 하는 신사업을 개척했고, 1988년에는 신한제분을 매입하며 제분업에도 진출했다. 제분업의 경우 밀가루에 첨가물을 배합해 소비자가 집에서 편리하게 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는 '프리믹스' 제품을 선보여 홈메이드 시장 선도자로 나섰다.

주력인 B2B(기업 간 거래)에 더해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도 꾸준히 공략했다. 2002년에는 품질(Quality) No.1'의 약어로 '큐원'을 론칭했다. 큐원은 설탕, 밀가루를 비롯해 삼양사가 생산하는 식품 소재를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다.

2004년에는 식용유와 마가린, 쇼트닝 등을 중심으로 한 가공유지 사업에 진출하고, 2013년에는 식자재 유통 전문 브랜드 '서브큐(ServeQ)'를 선보였다. 이듬해에는 숙취해소 제품 '상쾌환'까지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삼양사 '알룰로스 PLUS' 제품 2종. (사진제공=삼양그룹)

대체당 알룰로스로 '미래 100년' 준비

신사업으로 사세를 키운 삼양사는 앞으로 대체감미료 '알룰로스'에 주력해 새로운 100년을 준비할 계획이다. 알룰로스는 자연계에 있는 희소당으로, 설탕 대비 70% 정도의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없다. 과당과 유사해 음료, 과자, 유제품, 소스 등에 두루 쓸 수 있다.

삼양사는 2012년부터 알룰로스 개발을 시작해 약 4년간의 연구 끝에 2016년 액상 알룰로스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설비 투자를 거쳐 2020년부터 울산에서 본격 양산을 시작했다. 2022년에는 해상 운송에도 품질 유지가 가능한 '결정 알룰로스'도 개발했다.

최근에는 울산 공장 부지에 알룰로스와 프리바이오틱스 소재를 생산하는 종합 스페셜티 공장을 준공했다. 울산 남구에 세운 스페셜티 공장은 연간 2만5000t의 소재를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알룰로스 공장은 연간 생산량이 기존보다 4배 이상 늘어난 1만3000t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현재 삼양사는 B2C 프리미엄 당 브랜드 '트루스위트(Trusweet)'와 차세대를 선도하는 건강한 당류라는 의미의 B2B 브랜드 '넥스위트(Nexweet)' 알룰로스를 공급하고 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지난달 임직원들에게 "알룰로스 신공장이 상업 생산을 시작하고 지난해 준공한 헝가리 봉합사 공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 등 글로벌·스페셜티 사업 확대를 위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글로벌과 스페셜티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양사 울산 스페셜티 공장 준공식. 왼쪽 7번째부터 김원 삼양사 부회장, 안승대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 김량 삼양사 부회장, 김범석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장,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 (사진제공=삼양그룹)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