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유입 미미 불구 감독 강화...업계 "시장 확대에 찬물"
최근 증권사간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신용카드 유치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금융당국이 과열경쟁을 우려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나섰다.
9일 금융감독원은 "일각에서 CMA시장을 둘러싼 과당경쟁, CMA 영업과 관련한 증권사 위험 증가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은 자율규제기관인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CMA 신용카드 및 CMA 영업과 관련한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CMA 시장 확대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위험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재 관리감독 체계를 추가로 보완해 7월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시장 위험요인 선제적 대응
현재 CMA 신용카드는 9개 증권사가 출시하고 있으며, 7월부터는 자금이체서비스(소액지급결제)도 증권사별고 제공되고 있는 상황이다.
CMA 잔액은 지난 6일 현재 약 39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조3000억원 정도가 늘었으며 투자대상별로는 RP형 CMA가 64.5%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금감원은 현재 증권사의 CMA 영업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CMA 업무처리기준(자율규제) 등에 따라 건전성 관리와 투자자 보호 등 기본적인 관리감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CMA 신용카드 출시 전후로 고수익부각광고 및 부당 비교광고에 대한 광고심의를 더욱 강화하고, 신용카드 모집자격을 명확히 하는 등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증권사 소액지급결제 서비스 시행과 관련, 금통위의 '결제리스크 관리제도'에 따른 순채무 한도제 및사전담보제를 적용해 개별 증권사 부실 정도를 체크해 위험요소를 사전에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향후 소액지급결제 서비스 및 관련 마케팅 본격화, 증시여건 등으로 CMA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경우에 대비해 현재의 규제체계를 추가 보완해 잠재 위험요인에 대응할 방침이다.
◆CMA 유치경쟁 사전예방 왜
이처럼 금융당국이 CMA 유치경쟁에 대해 사전에 관리감독을 강화나선 것은 다분히 '예방주사' 성격이 크다.
실제로 지난달 초 CMA 신용카드가 출시된 이후 아직 급격한 자금 유입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올해 들어 CMA 잔액은 1월 3조4000억원 규모로 '빤짝' 증가한 이후 2~4월 중 1조2000억원 증가했으며, 5~6월에도 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치고 있다.
CMA 신용카드 발급건수도 지난 6일 현재 1만1047개로 하루 평균 454여개가 발급되고 있으며, 이는 일반 신용카드의 0.8% 수준이다. 즉 아직까지는 CMA 신용카드 관련 과열 징후는 전혀 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사전적인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올 상반기 이른바 '만능통장'으로 불리며 은행권의 과열경쟁을 불려 일으켰던 주택청약종합통장의 사례를 거울로 삼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하반기 CMA 신용카드 유치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불건전 영업행위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 김종창 금감원장도 지난달 1일 "CMA신용카드 판매과정에서 불건전 영업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각별히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과열경쟁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사전적인 규제에 나서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CMA 시장은 아직 초기시장이고 이제 시장이 성장세를 시작하려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는 시장이 성장하는 데 '찬물'을 끼엊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CMA 시장에 대한 사전적인 규제가 향후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