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 "수능 이원화, 자문일 뿐…검토한 적 없어"
중장기 교육정책을 논의하는 사회적 합의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2026년부터 향후 10년간 적용될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내놓았다. 국교위는 수능 논·서술형 평가 도입을 검토한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선 검토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인공지능(AI)·디지털 시대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과 '성장·역량 중심의 평가와 대입 패러다임 전환'을 주요 방향으로 내놓아 ‘논·서술형 수능’ 도입 논의가 향후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국교위는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범 2주년 기념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향후 10년(2026~2035년)간 적용될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주요 방향을 공개했다. 국교위는 지난 2022년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된 기관으로, 10년마다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도록 돼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선 황준성 국가교육발전 연구센터장(한국교육개발원 부원장)이 발제를 맡았다. 국교위가 지정한 국가교육발전 연구센터는 그간 국교위가 진행해왔던 각종 논의 결과들을 바탕으로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초안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황 센터장은 사회·기술 변화에 대응해 주체성과 자기주도성을 강화하고 교육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교위가 공개한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주요 방향에는 '학생 성장·역량 중심의 평가 및 대입 패러다임 전환'이 명시됐다.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에 적합한 평가·대입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인데, 선다형 수능을 논·서술형으로 개편하는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교육발전전문위원회가 국교위에 보고한 내용에는 수능을 '수능1'과 '수능2'로 나눠 수능2에선 서술형·논술형 문항을 출제하자는 제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교위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수능을 포함한 대입제도 등 구체적인 정책과제와 개선방안은 큰 방향성을 설정한 이후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다양하게 제시된 자문의견이 곧 국가교육위원회의 방향이나 정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교위의 국가교육발전계획 주요 방향에는 △유보통합의 현장 안착과 영유아 교육의 질 제고 △질 높은 늘봄학교 체제의 확립 △인공지능·디지털 시대 학생 맞춤형 성장을 위한 공교육 시스템 전환 △교원 전문성 함양을 위한 개혁 △인성교육의 확대를 통한 공동체 의식 함양 △대학의 연구·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 확대 등이 포함됐다.
다만 이날 토론회에서 국교위는 전체적인 중장기 교육 방향성만 제시했다는 평가다. 교육계에서 그간 관심을 끌었던 대입 개편안과 관련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토론회에서 신현석 한국교육학회 회장은 "구성과 내용의 기획 면에서 미래 교육계획의 청사진으로서 신선한 충격을 줄 만한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눈에 띄지 않는다"며 "탑다운식 구조기능적 설계는 결과적으로 실적 및 성과는 있는데 의도했던 개혁과 변화는 실감하지 못하는 페이퍼 개혁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은 "교육이 성장과 희망의 원천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 국민과 학생 모두가 좀 더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시대가 바뀌어도 꼭 지켜야 할 교육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협력과 소통을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건전한 지성의 힘을 발휘하여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과 복잡성에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