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 회동 코앞인데...尹-韓, '독대' 논란에 불편한 기류

입력 2024-09-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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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체코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려 환영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4일 만찬을 하루 앞두고 불편한 기류를 보이고 있다. 만찬에 앞서 한 대표가 갑작스럽게 독대 요청을 한 데다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 미리 공개되면서 대통령실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보여서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요청에 대해 "상황을 보자"고 말을 아끼며 사실상 직접적인 답을 피한 상태다. 내부에선 당혹스럽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체코 순방을 마치고 전날 귀국한 윤 대통령은 24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용산에서 만찬 회동을 한다. 당초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만찬이 추석 이후로 미뤄지면서 약 한 달 만에 회동이 이뤄지게 됐다.

만찬 일정은 윤 대통령이 체코 순방을 떠나기 직전 알려졌다. 의료 개혁을 비롯한 개혁 과제, 민생 현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그간 당정 불협화음에 대한 논란과 이로 인한 윤 대통령과 당 지지율의 동반 하락 등을 고려하면 소통과 화합의 성격 역시 짙었다.

그러나 만찬 이틀 전인 전날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별도의 독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예상치 않은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은 답보 상태에 놓인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과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당 대표 취임 두 달간 한동훈표 정치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와 당 장악력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서 독대 요청으로 승부수를 띄운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 대표의 요청에 대해 "상황을 보자"며 사실상 즉답을 피했고, 내부에선 "당혹스럽다"는 말도 흘러 나오도 있다. 만찬에 앞서 자연스럽게 독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데도, 먼저 요청을 해 마치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어낸 데다 이런 사실이 공개적으로 알려지면서 거부하기 어려운 모양새를 갖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요청을 거부할 경우 자칫 양 측의 갈등을 대통령실이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대통령실이 불쾌감을 내비친 만큼 성사 여부를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 설령 독대가 이뤄진다고 해도 이같은 불편한 과정을 거친 만큼 편안하게 마주해 생산적인 논의를 하긴 어렵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여야 대치, 의정 갈등, 김건희 여사 행보 등 민감한 현안을 꺼내기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여당에선 이번 독대 요청을 두고 잡음이 벌어지고 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한 대표를 겨냥해 "대통령과 독대 요청을 단독 기사로 내는 것 자체가 얼마나 신뢰를 못 받고 있는지 온 동네 광고하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저렇게 얄팍하게 언론 플레이로 자기 정치하는 사람은 정말 처음 본다"고 비난했다.

반면 친한 관계자는 본지에 "독대는 당연히 필요하다. 지금 여러 어려운 점이 많다. 의정 갈등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추석은 넘겼지만 의사 일부는 구속되고 내년 무더기 유급 사태 등 여러 어려움이 근본적인 문제 남았다"며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하면서 의견을 전달하고, 대통령의 입장도 듣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안 만날 이유가 없지 않나. 명분이 없을 것"이라며 "무산시키게 되면 대통령실이 더 비난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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