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미래…SK·LG 현금흐름 악화 삼성 현대차는 든든한 곳간[불안과 양극화]①

입력 2024-09-22 17:20수정 2024-09-2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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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잉여현금흐름 (에프앤가이드)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과 현실화한 빅컷(금리 0.5%포인트 인하), 인공지능(AI) 거품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중국발 공급 과잉까지 국내 주력 산업 전반에 안개가 한 가득이다. 이에 기업들도 현금 곳간 채우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삼성·SK·현대차·LG 등 10대 그룹 중 절반은 현금 사정이 악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및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자료를 보면, 10대 그룹(금융계열사 제외)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잉여현금흐름(FCF) 합산액은 -7조6886억 원이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영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을 빼고 남은 돈이다. 2분기 10대 그룹의 전체 매출액은 140조6150억 원으로 반도체 회복 등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매출액 148조4006억 원에 버금간다. 그러나 정작 내부의 가용 재원은 줄었다는 의미다.

그룹별로는 LG(-8조7834억 원), 한화(-6조8867억 원), SK(-3조2840억 원), 포스코(-9203억 원), 롯데(-6923억 원) 등의 순으로 여윳돈(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GS(6조7031억 원), 현대차(3조3075억 원), 삼성(1조7470억 원), HD현대(8754억 원), 신세계(2451억 원) 등은 플러스(+)를 나타냈다.

10대그룹의 합산 차입금 의존도는 최근 2년간 22% 수준을 유지했지만, LG, SK, 포스코그룹은 레버리지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그룹은 수익성 저하로 영엽현금창출력이 악화되는 가운데, 이차전지 부문을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가 그룹 전반의 레버리지 상승 원인으로 작용했다.

LG그룹은 지난해 말 순차입금이 38조3000억 원으로 전년 말(30조5000억 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룹의 영업현금창출력 감소 추세가 이어진 가운데, 화학사업을 중심으로 자본적지출(CAPEX)이 확대된 탓이다.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거액의 잉여현금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1.1배 수준에 머물렀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순차입금/EBITDA)이 지난해 말 1.9배까지 상승하며 그룹 전반의 차입금 대응여력(커버리지)가 저하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출처=한국기업평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SK다. SK그룹의 지난 1분기 말 순차입금은 85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2조 원)에 견줘 4조 원 남짓 불어났다. 2021년 말(55조4000억 원)과 비교하면 50% 넘게 급증한 규모다.

2020년 1.52배에 불과했던 SK그룹의 순차입금/EBITDA도 지난해 4.32배로 크게 상승했고, 포스코(0.35배→1.26배), 신세계(4.26배→4.96배) 등도 차입금 커버리지가 저하 추세다. 한국기업평가는 “그룹별 사업환경과 재무부담 수준을 종합해 경기대응력을 점검한 결과, 10대 그룹 가운데 일부 그룹은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인 가운데 순차입금/EBITDA와 차입금의존도가 모두 높아 경기대응력 측면에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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