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적자에 완전자본잠식…계속 기업 불확실성 대두
에이유플렉스가 폴더블폰 힌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수익성은 뒷받침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수년간의 적자 행보 속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은 물론 계속 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도 대두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유플렉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1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보다 58.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5억 원으로 적자 규모가 전년보다 45.1% 늘었고 순손실도 2022년 6억 원에서 작년 8억 원으로 증가했다.
에이유플렉스는 2010년 8월 설립된 벤처기업이다. 주력 제품은 폴더블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힌지’다. 에이유플렉스는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 패널 밑으로 힌지를 탑재하는 구조를 개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폴더블폰은 과거 초기에 화면이 접히는 양 끝 외부에 힌지를 탑재하는 형태였다. 이 때문에 폴더블폰은 무거워지고 베젤이 두꺼워지는 모습이었다. 디자인 측면에서 마이너스 요소로, 이러한 문제로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폴더블폰의 상용화는 요원했다.
그러다 에이유플렉스가 힌지를 패널 밑으로 이동시켜 베젤을 얇게 구현해 전체적인 디자인을 개선했다. 패널이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주름 문제도 최소화했다. 회사는 이러한 힌지 관련 특허를 100건 이상 확보하고 있다. 폴더블폰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 계열사 삼성디스플레이와 공동 출원한 특허도 있다.
에이유플렉스의 기술력에 모험자본의 투자가 뒤따랐다. 회사는 2017년 30억 원 규모를 시작으로 2018년 10억 원, 2019년 35억 원어치의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20억 원, 28억 원어치의 전환사채(CB)도 사모 발행했다. 상환전환우선주 투자자로는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와 삼성벤처투자, SJ투자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이외에 이베스트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다수 재무적 투자자도 주주로서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러한 기술력과는 별개로 회사 실적 성장세와 수익성 기반 마련 등은 더디기만 하다. 에이유플렉스의 최근 5년간 매출 추이를 보면 2019년 31억 원에서 이듬해 4억 원으로 급감했다가 2021년 14억 원, 2022년 27억 원으로 재차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다 작년에 반 토막이 났다. 영업손실 규모는 2019년 5억 원에서 2020~2021년 30억 원 이상으로 급증했으며 2022년 17억 원, 작년 25억 원이 발생했다. 실제 제품 매출이 발생한 것은 작년이 처음으로, 그동안은 용역매출에 그쳤다.
수익을 내지 못하다 보니 회사의 재무 안정성도 취약하다. 연이은 순손실 발생으로 작년 말 기준 결손금은 261억 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58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2020년부터 과거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가 부채로 잡히면서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도 제기됐다. 에이유플렉스의 외부감사인인 삼도회계법인은 회사에 대해 “유동부채가 총자산보다 134억 원 이상 더 많아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에이유플렉스는 감사보고서에서 △기술 개발을 통한 제품 양산 △매출 다각화를 통한 수익 증대 △베트남 현지 생산성 확보와 매출 확대 등을 통해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에이유플렉스에 수차례 실적 및 재무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문의했으나 회신이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