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빠지고, 머리 자라고…삶의 질 높이는 ‘해피드러그’

입력 2024-09-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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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탈모‧성기능 장애 등이 대표적
스트레스 해소하고 정서적 안정감 줘
다가오는 고령화 시대 수요 증가할 것

(게티이미지뱅크)

삶의 질을 높여주는 ‘해피드러그(Happy Drug)’가 주목받고 있다. 해피드러그는 질병 치료보다 생활속 불편함을 개선하는 약이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가격이 비싸지만, 생활수준이 높아지며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질병 치료 위주였던 국내 의약품 시장도 변화를 맞고 있다.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비만, 탈모, 성기능 장애 등을 개선해 삶의 질을 높여주는 해피드러그가 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만치료제는 해피드러그 중 가장 뜨거운 시장이다. 인류의 평생 숙제인 다이어트가 약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비만약은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체중이 감소하는 부작용을 발견하며 지금의 비만약이 탄생했다.

전 세계의 급격한 비만 인구 증가에 관련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0년까지 1000억 달러(약 136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10월에는 국내에도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출시되며 비만약이 첫선을 보인다.

비만약만큼 관심이 높은 것이 탈모약이다. 미국국립보건원에 따르면 탈모는 전 세계 남성 42%가 앓고 있다. 탈모는 우리 몸에 해를 끼치는 치명적인 질병은 아니지만, 외모와 자신감 등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국내에서 승인된 탈모치료제는 전문의약품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일반의약품인 미녹시딜이 있다. 특히 제약사들은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을 줄인 탈모 신약개발을 위해 힘을 주고 있다.

성기능 장애 개선 약물도 대표적인 해피드러그다. 발기부전과 조루 등 성기능 장애는 개인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떨어뜨린다. 또 우울증과 불안 등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고령화 시대가 되고 고령층의 성생활도 활발해지면서 건강한 성생활을 위한 요구가 크다. 성기능 장애 개선 치료제가 꾸준히 시장에 나오는 이유다.

가장 유명한 성기능 장애 치료제는 화이자가 개발한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다. 당초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지만, 남성들의 성기가 발기되는 부작용을 발견해 발기부전 치료제가 됐다. 이외에도 릴리의 ‘시알리스’, 한미약품 ‘팔팔’, 종근당 ‘센돔’ 등의 발기부전 치료제가 있다.

최근에는 먹는 조루 치료제도 나왔다. 동구바이오제약과 시티씨바이오가 공동개발한 ‘구세정’과 ‘원투정’이다. 두 치료제는 조루증 치료에 사용되는 ‘컨덴시아정(성분명 클로미프라민)’ 15mg과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 50mg를 결합한 개량 신약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대학병원을 포함한 전국의 모든 병·의원을 대상으로, 씨티씨바이오는 400병상 이상의 대형병원 중심으로 공급한다.

회사 측 관계자는 “가격 면에서도 발기부전 치료제와 조루증 치료제를 같이 처방받는 가격의 절반 수준인 만큼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미용성형에 쓰이는 보툴리눔 톡신도 해피드러그에 포함된다.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 휴온스 등이 보톡스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피드러그는 삶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높여주는 약이다. 기분을 좋게 하고 우울감을 줄이는 데 도움 되며,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해피드러그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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