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판매’로 불붙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경쟁…승자는?

입력 2024-09-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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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캡·펙수클루 이어 자큐보까지 본격 경쟁 가세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국내 개발사들이 ‘공동판매’ 전략으로 시장 확대에 나섰다.

HK이노엔의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에 이어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도 공동판매 시장 진출 카드를 꺼냈다. 이에 따라 연간 2200억 원 규모의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큐보정의 국내 영업·마케팅 파트너사로 제일약품과 동아ST를 선택하고 지난 5일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양사는 국내 모든 병·의원을 대상으로 자큐보정의 영업·마케팅 활동을 공동 진행한다.

동아ST는 소화기 신약 출시·발매 경험과 ‘모티리톤’, ‘가스터’, ‘스티렌’ 등 블록버스터 소화기 품목을 다수 보유한 장점이 있다. 제일약품도 소화기 분야의 오랜 영업·마케팅 노하우를 갖고 있어 양사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동아ST와 제일약품은 전략적 협업을 강화해 자큐보의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국내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시장에서 우위에 있는 치료제는 HK이노엔의 케이캡이다. 강력한 영업력을 갖춘 종근당과 지난해까지 공동판매를 진행해 빠르게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올해는 보령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와 케이캡 2품목의 공동 영업·마케팅 전략을 펼친다. 양사는 강점을 극대화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케이캡은 출시 첫해(2019년 3~12월) 처방 매출 304억 원을 기록한 후 2021년 1107억 원으로 연간 처방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공동판매사 변경 후 케이캡의 처방실적은 올해 상반기 9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1% 늘어 매출 성장세가 꾸준하다.

대웅제약은 올해 4월 펙수클루 공동판매 파트너로 종근당을 선택했다. 펙수클루는 2022년 7월 발매 이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누적 처방액 1020억 원을 기록하며 매출 1000억 원을 넘겼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 발매 2년 차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2위로 올라서는 성과를 냈다.

대웅제약은 종근당이 P-CAB 계열 치료제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블록버스터급 약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양사가 쌓아온 노하우와 영업·마케팅 역량이 더해지면서 성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대웅제약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펙수클루 매출은 242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526억 원으로 약 2배 이상 늘었다. 제약업계는 올해 펙수클루 연간 매출이 1000억 원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3개 약물의 특장점은 차이가 있다. 가장 먼저 시장에 출시된 케이캡의 적응증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 5개로, 가장 많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반감기가 9시간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가운데 가장 길어 약효의 오랜 지속 시간을 바탕으로 한 ‘야간 속쓰림’과 ‘만성 기침’의 우수한 개선 효과가 강점이다.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자큐보는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적응증으로만 승인받았다. 위궤양 및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유도성 소화성 궤양 예방 등 다양한 적응증 확대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국내 시장에서 P-CAB의 시장 점유율은 높아질 전망이다.

의약품 통계정보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지난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P-CAB과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약물 매출은 총 9127억 원이고, 이 중 P-CAB 비율은 23.8%(2176억 원)로 보고됐다. P-CAB의 시장 점유율은 출시 첫해 2019년 상반기 4.0%에서 꾸준히 상승해 올해 상반기 현재 27.1%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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