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정당, 전후 첫 지방선거 승리…집권 ‘신호등 연정’ 참패

입력 2024-09-02 14:27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AfD, 튀링겐 주의회 선거서 승리
작센주도 접전…지지율 2위
숄츠 정권, ‘중간 평가’ 낙제점

▲비외른 회케 독일 튀링겐주 독일대안당(AfD) 대표가 1일(현지시간) 에르푸르트에서 주의회 선거가 끝난 뒤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에르푸르트(독일)/로이터연합뉴스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2차 세계 대전 이후 처음으로 주의회 선거에서 제1당이 됐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 소속 여당들이 참패하면서 숄츠 총리가 더 궁지에 몰리게 됐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구동독 지역인 튀링겐주와 작센주에서 주의회 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극우 정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AfD는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33%의 득표율을 확보하면서 극우 정당으로는 79년 만에 처음으로 제1당이 됐다.

또 작센 주의회 선거에서도 30.5%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다. 제1당인 중도 우파 성향의 기독민주당(CPU·31.9%)과의 격차도 1.3%포인트(p)에 불과했다.

반면 ‘신호등 연정’을 구성한 사회민주당(SPD), 녹색당, 자유민주당(FDP)은 튀링겐 선거에서 모두 한 자릿수 득표율에 머물렀다. 튀링겐 선거에서 SPD는 6.1%, 녹색당 3.2%, FDP 1.1%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작센주에서도 숄츠 총리의 SPD는 7.3%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이번 주의회 선거는 2021년 12월 출범한 숄츠 정권에 대한 신뢰를 묻는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 독일에서는 많은 이민자 유입과 경기 불안으로 인해 정권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기존 정당들은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옛 동독지역인 튀링겐과 작센주는 경제적으로 낙후된 데다가 반이민 정서가 강해 극우 정당이 더욱 득세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3일 시리아 출신 난민이 졸링겐 축제장에서 흉기를 휘둘러 11명의 사상자가 나오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선거 막판 여론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AfD가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고 해서 반드시 주 정부를 이끌게 되는 것은 아니다. 기성 정치권을 대표하는 SPD와 CDU 등 대부분 정당이 AfD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두고 있어 다른 정당과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헌법수호청은 튀링겐과 작센 지역 AfD를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해 합법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