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공모주 열기 소강…'치킨값 벌기' 옛말
새내기주들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사례가 잇따르며 기업공개(IPO) 시장 열기가 한층 가라앉은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따블’, ‘따따블’이 속출하던 시장이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단기 차익보다 ‘옥석 가리기’를 통한 투자에 나설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18개 종목의 상장일 종가 기준 평균 수익률은 3.11%로 집계됐다. 연초(1~2월) 상장된 23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85.35%)보다 급락한 수치다.
전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케이쓰리아이는 공모가 대비 31.9% 하락 마감했다. 같은 날 상장한 넥스트바이오메디컬도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보다 18.3% 떨어졌다. 이노스페이스(-20.4%), 엑셀세라퓨틱스(-16.7%) 등도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 바람도 한풀 꺾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관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734대 1로, 최근 7년 평균(902대 1)를 하회했다.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도 같은 기간 1024대 1로 지난해(1676대 1)에 비해 급감했다.
IPO 시장이 힘을 잃을 기미는 더 나타나고 있다. 이달 말 상장되는 아이스크림미디어는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인 2만2000원에 확정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31대 1에 그치며 희망밴드 상단에서 줄줄이 공모가를 결정하던 과거와 대조적인 풍경을 보였다. 12일 상장한 뱅크웨어글로벌은 올해 처음으로 희망 범위 하단에 공모가를 확정하기도 했다.
증권가는 새내기주의 단기 변동성이 큰 만큼, 펀더멘털에 기반한 중장기적 시각을 갖춰야 할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IPO 시장의 전반적인 흥행은 소강상태에 접어들 수 있더라도, 주가가 상승할 만한 재료를 지닌 종목들까지 수익률을 못 낼 만한 환경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히려 종목 선별의 기회로,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단기 차익보다는 기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