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시장 어디로] ‘갈팡질팡’ 일본은행에 정치 불확실성까지...숨죽인 시장

입력 2024-08-19 05: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일본은행, 일주일만에 시장 메시지 바꿔
일본증시, 대폭락장 딛고 회복
불확실성은 여전...미국 금리인하·중동 리스크 대외 변수
투자자들, 내달 자민당 총재선거 ‘촉각’

▲일본증시 닛케이225 평균주가 최근 한달 추이. 단위 엔. 16일 종가 3만8062.67엔. 출처 블룸버그
일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일본은행(BOJ)의 오락가락한 메시지로 요동친 데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갑작스러운 연임 도전 포기로 정치적 불확실성도 떠안게 됐다.

일본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극심한 변동성을 겪어야 했다. 6월까지만 해도 161.99엔대까지 치솟으며 38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던 엔·달러 환율은 한때 142엔대까지 곤두박질쳤고, 이 영향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물량이 대거 청산되면서 일본은 물론 글로벌 증시도 급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3거래일간 일본증시 시가총액은 1조1000억 달러(약 1493조 원) 증발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일본은행의 전격적인 금리 인상이 맞물린 가운데 그간 완화 기조를 고집해왔던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달 31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발언을 한 것이 화근이 됐다. 시장이 요동치자 일본은행은 7일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가 “당분간은 현 수준에서 금융 완화를 계속해갈 필요가 있다” 언급해 사실상 일주일 만에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의 방향을 바꿨다.

이후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대폭락 장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데 성공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중동의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고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연내 금리 인하 등 대외 변수가 많다. 이런 가운데 기시다 총리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연임 도전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일본 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변수로 떠올랐다.

기시다 총리 취임 후 일본증시가 오랜 부진을 딛고 호황을 맞이했던 터라 시장은 차기 총리 후보들과 이들의 환율 대응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엔화 환율이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노 데츠히데 미쓰비시UFJ 은행 수석 애널리스트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중의원 해산과 총선으로 이어지면 일본은행이 가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엔·달러 환율이 147엔 전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지만, 정치적 요인으로 다시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출신인 미츠히로 후루사와 미쓰이스므토모은행 국제금융연구소 이사장은 “미·일 금리 차의 방향성과 변동성 확대를 감안하면 160엔대 초의 엔저 국면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 일본 내 완화적인 환경이 이어질 것이긴 하나 미국과 일본 모두 ‘선거’라는 중요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45~150엔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증시에 대해서는 총리 교체에 따른 상승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마사츠키 아츠쿠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 수석 일본 주식 전략가는 “새 정권이 출범한 직후에는 지지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정책 추진도 쉬워져 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