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알랭 들롱 별세…1960년대 프랑스 영화 전성기 이끌어

입력 2024-08-18 15:59수정 2024-08-1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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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들롱 (EPA 연합뉴스)

1960년대 프랑스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배우 알랭 들롱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88세.

18일(현지 시간) AFP 통신은 유가족들의 성명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알랭 들롱은 2019년 뇌졸중을 겪으며 건강 상태가 급속히 악화했다.

알랭 들롱의 세 자녀는 성명에서 “알랭 파비앙, 아누슈카, 앙토니, 루보(들롱의 반려견)는 아버지의 별세를 발표하게 되어 매우 슬퍼하고 있다”며 “그는 루아레주 두시에 있는 자택에서 세 자녀와 가족들이 함께 있는 가운데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라고 밝혔다.

알랭 들롱은 1935년 11월 8일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 부모가 이혼하고, 다른 집안으로 입양되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무명 시절 칸영화제를 방문했다가 미국의 한 영화 제작자에게 발탁돼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꽃미남 이미지로 유명하지만, 어딘가 우울한 인상 때문에 주로 퇴폐적인 역할을 많이 맡았다. 특히 ‘한밤의 암살자’, ‘시실리안’, ‘암흑가의 두 사람’ 등의 영화에서 특유의 분위기로 매력적인 범죄자 모습을 많이 선보였다.

그를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올린 작품은 1960년대 개봉한 ‘태양은 가득히’다. 이 영화에서 알랭 들롱은 일확천금을 꿈꾸는 청년 톰 리플레이 역할을 맡았다. 눈부신 태양 빛을 받으며 바다 위에서 요트를 운전하는 모습은 그의 외모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렇게 알랭 들롱은 ‘세기의 미남’으로 전 세계 영화팬으로부터 사랑을 받았지만, 정작 세계 3대 영화제 남우주연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다만 1985년 제10회 세자르영화제에서 영화 ‘우리들의 이야기’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는데, 생전 그가 받은 유일한 본상으로 기록됐다.

프랑스 대표 배우로 추앙받는 알랭 들롱은 1991년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주요 영화제도 말년의 그에게 여러 공로상을 수여했다. 알랭 들롱은 1995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곰상을, 2012년 로카르노 영화제에선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2019년 칸영화제에서는 공로상 격인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때 칸영화제 측은 알랭 들롱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스페셜 포스터를 제작했다. 포스터에는 ‘태양은 가득히’ 속 알랭 들롱이 흰 셔츠를 입고 어딘가를 응시하는 장면이 쓰였다. 알랭 들롱은 칸영화제 수상 소감에서 “인생의 끝에 다다랐다고 느끼는 요즘이라 사후에 받을 상을 지금 받는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007년 칸영화제에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직접 시상자로 나서 한국인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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