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거머쥐는 보험협회…이첩 민원 기준이 관건

입력 2024-08-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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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제2차 보험개혁회의 개최
첫번째 추진과제는 보험 민원 감축
단순 민원 금감원→보험협회 이관
기준 설정·인프라 마련 오래 걸릴 듯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보험개혁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민원왕’ 불명예를 지고 있는 보험업계가 고객 불만을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일부 단순 민원은 보험협회에 이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금융감독원은 분쟁민원 해소에 집중하고 협회는 전담 조직 구성을 위해 전문성 있는 인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이첩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보험 소비자로부터 공정성과 신뢰성을 얻을 수 없어, 이를 마련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린 제2차 보험개혁회의에서는 국민의 신뢰기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생활밀착형 과제를 가장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첫 번째 주요과제로는 보험 민원 감축이 꼽혔다. 지난해 기준 전체 금융 민원의 과반(53%)이 보험 민원인 데다, 대부업을 제외한 금융사 중 신뢰수준이 가장 낮은 만큼 이같은 불명예를 뿌리뽑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보험개혁회의는 △부당한 보험금 지급 거절 방지 △보험계약 단계별 소비자 친화적 제도 정비 △보험 민원 처리 효율화 등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보험 민원 평균 처리 기간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만큼 단순 민원을 협회에 이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지난해 기준 민원 처리 기간은 62.5일로, 2년 전(30.1일)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이를 통해 민원처리 속도를 향상하고 금감원의 민원처리역량은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보험개혁회의는 전체 보험 민원의 약 14%(7000여 건)가 이첩돼, 민원처리 속도가 향상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보험협회는 ‘민원처리위원회’를 설치해 처리 결과를 체계적으로 점검하는 등 보완대책을 병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첩 민원의 기준을 설정하고 인력과 시스템 등 인프라를 구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고객이 민원 해결을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인데 분류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이첩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이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각 회원사로부터 협회비를 걷어 운영되는 보험협회가 민원을 처리할 경우 공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수 있다.

보험개혁회의 관계자는 “어디까지가 단순·비분쟁성 민원인지 법적 근거가 명확해야 하고 인력, 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개혁회의가 예시로 설명한 이첩 민원유형은 △단순 불만 및 질의(보험사 단순 업무처리 실수·응대 불만) △기존 보험사 이첩사항(보험료 수납방법 변경·보험료 문의) △보험계약자 무관 민원(판매 채널 간 민원, 설계사 수수료 문의) 등이다.

이를 위해 협회는 민원처리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이첩 건수, 처리결과 등 민원처리 관련 공시도 진행해야 하는 만큼 각 보험사로부터 추가적인 분담금을 걷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후 민원 해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보험협회 또한 비판의 대상이 되는 만큼 준비 과정에 신중을 기해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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