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이 신약으로…반전 성공한 치료제는?

입력 2024-08-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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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치료제인 줄 알았던 GLP-1, 비만약으로 대박
화이자 '비아그라', 협심증 치료제서 발기부전약으로
MSD 피나스테리드는 전립선비대증서 탈모 치료제

(게티이미지뱅크)

허가된 신약 또는 치료제 개발 중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다른 질환에서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작용은 부정적인 것이 많지만, 몸에 이로운 부작용이면 이를 활용해 새로운 신약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개발 의도와 달리 치료제가 환자의 몸에서 다르게 작용해 새로운 신약이 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이다. GLP-1 제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최초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됐지만, 살이 빠지는 부작용을 발견하면서 2014년 비만약으로도 허가‧출시됐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비만약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GLP-1 당뇨‧비만 치료제를 개발한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시장 규모도 2030년 약 13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에는 비만뿐 아니라 대사질환,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심혈관질환, 수면장애 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며 치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다양한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인자로 지목돼 당뇨‧비만 외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실제 GLP-1이 당뇨‧비만 치료제 외 다른 적응증으로 출시되면 파급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와 유사한 경우는 또 있다. 화이자를 세계 1위 제약사로 만든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다. 비아그라는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하던 약물이었다. 하지만 임상에 참여한 남성들의 성기가 발기되는 부작용이 나타났고, 연구 방향을 바꿔 발기부전 치료제로 개발했다. 최근에는 비아그라가 뇌혈관성 치매 예방에 도움 된다는 연구가 나오기도 했다.

MSD가 개발한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탈모약도 그렇다. 피나스테리드는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이지만, 머리카락이 나는 효과를 발견해 최초의 경구용 탈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피나스테리드 5㎎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프로스카), 1㎎은 탈모 치료제(프로페시아)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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