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PF 관리 나서도…서울 부동산 ‘꿈틀’하자 PF대출채권 발행 증가 전환

입력 2024-07-23 08:57수정 2024-07-2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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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ABS, ABCP, A1 등급 신용보강 유형별 발행비중 (나이스신용평가)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전성 강화에도 상반기 PF 대출채권 발행액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자 본 PF 전환에 막혀있던 기존 브릿지론 사업들이 다시 진행에 나서면서 본 PF 유동화가 증가한 영향이다.

23일 나이스신용평가가 내놓은 ‘상반기 유동화시장 발행 현황’을 보면 전체 시장 유동화증권 발행액은 84조6000억 원, 발행 건수는 1002건으로 작년 대비 각각 6.3%, 7.0% 증가했다. 유동화증권 발행 증가 폭은 발행시장 금리 안정화로 인해 크지 않았다.

주목할 부분은 부동산 PF대출채권이다. 유동화증권 종목별로 보면 주택저당증권(MBS, -42.7%), 오토론·소비자금융채권(-42.3%), 기업매출채권(0.5%) 등 발행액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 또는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PF대출채권은 3.9%p(포인트) 증가했다.

PF대출채권 발행액은 2023년 상반기 11조8988억 원에서 2024년 상반기 12조3597억 원으로 증가했다. 발행 건수는 336건에서 258건으로 줄었지만, PF대출채권 발행액은 △2021년 50조8872억 원 △2022년 37조3557억 원 △2023년 24조7025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우상향 기조로 돌아섰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반등하는 가운데 정체됐던 본PF 유동화 사업이 다시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본PF는 초기 사업단계인 브릿지 대출에 비해 공사 원가, 자재 착공 비용 등 자금 조달 부담이 크다는 점도 PF대출채권 규모를 키웠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0.28% 오르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서울 전셋값도 1년 넘게 상승세로 시장에서는 현재 수도권 부동산 경기가 2020~2021년 아파트 과열기와 흡사해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서울 부동산은 다시 웬만큼 분양도 되고 사업성이 나오면서 본 PF 위주로 넘어간 사업들의 PF대출채권 발행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라며 “반면, PF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등의 발행이 줄어든 것은 최근에는 신규 PF대출채권이 없어서 본 PF로 못 넘어간 지방 사업장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사들이 증권사가 신용을 보강하는 PF유동화 증권 발행 대신 기존 ABCP, ABSTB를 장기 사모사채 펀드로 전환하는 방식을 택한 점도 PF ABCP, ABSTB 감소세를 이끌었다. 정부의 유동성 프로그램에 의해 시중은행·증권사 등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매입 펀드를 조성하면 단기 유동성 우려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이 대표적이다. 지난 3월 롯데건설은 은행권과 증권사, 롯데 그룹사가 참여한 2조3000억 원 규모의 PF 유동화증권 매입 펀드로 자금을 마련해 홈플러스 센텀 개발사업 등 17개 사업의 시행사 등에 대출로 공급했다. 차입 만기는 3년이며 조기 상환도 가능하다.

통상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만기에 대응해야 하는 전자단기채권에 비해 부담이 적다. 앞서 시공사 신용물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던 태영건설이 유동화시장에서 ABCP, ABSTB 발행을 멈춘 점도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감소에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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