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 나는 재벌집 막내아들 결혼식…인도인 달라진 반응 이유는

입력 2024-07-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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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달러 규모 초호화 이벤트로 주목
과거 인도 자부심 상징으로 인식 긍정적
“인도 현실과 동떨어져 보였을 수도”

▲아난트 암바니(왼쪽)와 라디카 메르찬트가 5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결혼식 전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뭄바이(인도)/AP뉴시스
인도 재벌집 막내아들의 초호화 결혼식이 세간의 화제를 모으며 성대하게 치러졌지만 이를 바라보는 인도인들의 시선이 사뭇 달라졌다고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짚었다.

아시아 최고 갑부인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 아난트 암바니는 이달 중순 인도 뭄바이에서 제약업 재벌 가문 출신의 라디카 메르찬트와 결혼식을 올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결혼식에 참석해 우리나라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힌두교 양식에 따른 메인 결혼식과 피로연은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이었지만, 결혼 축하연은 수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5월에는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향하는 초호화 크루즈에서 하객 800명이 초대된 가운데 3일짜리 결혼 축하연이 있었다. 이달 5일 열린 또 다른 축하연에서는 글로벌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축가를 불렀는데, 이 대가로 1000만 달러(약 138억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난트의 결혼식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결혼한 누나 이샤 암바니와 형 아카시 암바니의 결혼식처럼 성대하게 치러지면서 ‘세기의 이벤트’로 주목받았다. 호텔, 개인 제트기, 골프 카트, 최소 한 척의 유람선 등이 동원됐다. 이번 막내아들의 결혼식을 위해 들어간 돈은 총 6억 달러(약 827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2018년 누나 이샤의 결혼식 때만 해도 인도인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비욘세가 결혼식 전 파티에서 공연했을 땐 인도 전역이 들썩였다. 많은 인도인은 과거 마하라자(인도 왕국 중 한 곳을 다스리던 군주)들도 부러워할 만한 이 사건을 인도와 인도 비즈니스가 다시 한번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자부심의 증거로 받아들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응이 엇갈렸다. 온라인 매체 저거너트는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가족의 힘을 보여줬다”면서도 “하지만 불쾌하기도 하다”고 전했다.

강력한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주식시장의 급등은 인도 부자들에게 더 많은 부를 가져다줬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일자리나 임금 상승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이샤와 아난트 결혼식 사이에 인도의 1인당 GDP는 2000달러에서 2500달러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암바니 가문의 재산은 470억 달러에서 1220억 달러로 불어났다.

암바니 가문에게는 6억 달러짜리의 축하 행사가 할인 행사처럼 보였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인도 경제 및 사회 현실과 동떨어진 것처럼 보였을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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