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아토피 환자 느는데…국내 신약개발 성과 언제쯤

입력 2024-07-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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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주사·경구제 일색…강스템·엔지켐·샤페론 각축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중증 아토피 치료 신약개발에 힘을 주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 선점한 중증 아토피 치료제 시장은 환자 수 증가로 신약에 대한 기대가 크고, 성장 잠재력도 높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국내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2019년 94만9990명에서 2023년 97만6130명으로 늘었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6세 이상 20세 미만 연령대 중증 환자 비율은 0.02%에서 0.04%로 2배 증가했다.

또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페리컬 인사이트에 따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세계 시장 규모가 2021년 약 152억 달러(21조 원)에서 2030년 287억 달러(40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아토피 피부염 중 경증의 경우 보습제와 항히스타민제 등으로 가려움증을 억제할 수 있다. 반면 중증은 이런 방식으로 뚜렷한 증상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내성과 부작용을 감수해야 해 신약 수요가 큰 실정이다.

국내 중증 아토피 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약물이 일찍이 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해 있어 시장을 선점했다. 국내 도입된 주사제로 사노피 ‘듀피젠트’와 레오파마 ‘아트랄자’ 등이 있다. 이 치료제는 생물학적제제로 인터류킨(IL)-4 또는 13등을 억제해 면역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하는 상태를 막는다.

경구투여제는 애브비 ‘린버크’, 화이자 ‘시빈코’, 릴리 ‘올루미언트’ 등이 도입됐고, 면역 조절 효소 야누스키나제(JAK)의 작용에 관여하는 기전이다.

국내 기업들도 신약개발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허가를 받은 제품은 없다. 후보물질 대다수는 현재기준 임상시험 2~3상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강스템바이오텍이 개발하는 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 ‘퓨어스템-에이디주’는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다만 이달 초 수령한 해당 약물의 ‘3상 톱라인 데이터’에서 임상 성공 요인인 1차 유효성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약 전 대비 12주 경과 시점에서 환부 상태가 50% 개선된 것을 의미하는 ‘습진중증도평가(EASI)-50’ 달성률이 투약군 34.18%, 위약군 29.79%로 확인돼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강스템바이오텍은 기술수출과 품목허가를 목표로 개발을 지속할 방침이다. 회사에 따르면 임상 3상의 16주, 20주, 24주 등 장기추적조사 결과에서 일부 긍정적인 수치를 확인했고, 1차 평가지표 미충족 물질이 미국·유럽에서 허가된 해외 선례가 있어서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EC-18’에 대한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EC-18의 기전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인 알러젠에 의한 과민성 면역반응 제거다. 회사는 사이토카인, 케모카인 등 면역 조절 물질 발현을 조절해 염증 완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본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임상 2상에서 중증·중등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유효성·안전성을 확인하고, 복약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경구투여 제형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샤페론은 미국에서 ‘누겔(NuGel)’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누겔은 염증 유발 단백질을 조절하는 수용체 ‘GPCR19’에 작용해 염증복합체의 개시와 증폭을 억제하는 원리다. 피부의 염증 억제 세포 수를 늘려 다른 피부질환에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샤페론은 올해 4월 미국에서 임상 2상 첫 코호트 환자 등록을 완료하고, 지난달 2상 진행 중 수행된 1차 안전성 모니터링 검토도 마쳤다. 샤페론은 미국 자회사 허드슨테라퓨틱스와 2상을 완료하고, 기술수출을 타진할 예정이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아토피 피부염은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고, 유전적·환경적 요인으로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상당한 것은 물론, 아토피 이외의 전신 면역질환 치료제로 연구를 다각화할 가능성도 있어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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