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 변경ㆍ차 경품까지…침체 탈출 시동 건 K-면세점

입력 2024-07-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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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방문 늘었지만 생각보다 더딘 매출 회복

현백면세점, 백화점 떼내...현대차 경품 내건 신라면세점
업계 1위 롯데면세점 구조조정...신세계면세점, 항공사와 외형 확장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코로나19 엔데믹에도 면세업계가 침체기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이 증가했음에도 불구, 매출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면세업계가 사명을 바꾸거나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거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9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현대면세점으로 바꾸고 법인명도 현대디에프로 변경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현대아산과 상표권 양수도 관련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초에는 특허청에 상표권 권리이전 등록을 신청했다.

현대면세점은 사명 변경과 동시에 명품과 한국 패션 브랜드 유치에 힘을 쏟는다. 구체적으로 현대면세점 인천공항점은 이달 말 제1여객터미널(T1)에 펜디를, 제2여객터미널(T2)엔 구찌 부티크를 유치한다. 연말에는 생로랑과 발렌시아가 부티크가 각각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에 문을 열 예정이다. 무역센터점은 연말까지 생로랑, 쇼파드, 펜디, 발렌시아가 등이 순차적으로 입점한다. 동대문점은 데이지크, 파넬, 마뗑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등 한국 패션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킨다.

면세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허리띠를 졸라맸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부터 모든 임원 급여를 20% 삭감했다. 또 올해 하반기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다. 사업부 구조개선을 통해 경영효율을 높이고 상품원가, 경쟁비용을 통합 관리해 수익구조 안정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매장 면적도 줄인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잠실 월드타워점 전체 매장 면적 중 약 35%를 차지하는 타워동(4599㎡)을 없애기로 했다. 타워동 매장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 월드타워 방문객 증가에 따라 2017년 6월 오픈했으나 경영 효율을 위해 축소를 결정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들어선 신라면세점의 '주류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제공=호텔신라)

신라면세점은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걸며 내국인 잡기에 뛰어들었다. 신라면세점은 내달 12일까지 서울점, 제주점, 인천공항점과 온라인점에서 행사 기간 내 50달러 이상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현대자동차의 캐스퍼 일렉트릭, 신라스테이 숙박권, 브랜든 여행용품 패키지 세트 등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이달 인천국제공항 T2에 총 316 ㎡(96평) 규모의 주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고 온라인 주류 플랫폼 ‘데일리샷’에 신라면세점 전용 스토어를 만들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은 해외 글로벌 항공사와 협약을 맺는 등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작년 12월 글로벌 외항사인 캐세이퍼시픽(캐세이)과 손을 잡은 데 이어 올 3월에는 중국 3대 항공사 ‘중국남방항공’과의 제휴 서비스를 시작했다. 남방항공 회원 대상으로 멤버십 등급 부여하고 쇼핑지원금·할인쿠폰 등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이외에도 신세계면세점은 국내외 관광객이 실물 여권 없이 면세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모바일 여권 서비스를 시작했다.

면세업계가 다양한 방식으로 리빌딩(전력보강 작업)을 시도하고 있는 건 코로나19 엔데믹에도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면세점 이용자 수가 늘었음에도 매출 회복이 크지 않자 내외국인을 더 모객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5월 국내 면세점 이용자 수(내·외국인)는 243만142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6% 늘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1조2542억 원으로 집계됐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보따리상 의존도를 줄였고 최근 증가하고 있는 개별관광객을 잡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업계 불황이 오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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