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아직 죽지 않았다”…미국 경제 움직이는 베이비붐 세대

입력 2024-07-0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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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가치 급등…골프·콘서트·외식 등 즐겨
55세 이상, 美 전체 가계 재산 70% 통제
“은퇴한 노인 유치, 최고의 도시 경제 부양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아직 죽지 않았어요. 우리 딸보다 더 재미있게 살아요.

2021년 텍사스주 조지타운에는 ‘선시티 텍사스’라는 이름의 고령층을 위한 거대 커뮤니티가 조성돼 있다. 70세 수잔 허든도 2021년 이곳으로 이주한 수천 명의 베이비붐 세대 중 하나다. 이곳에는 2193만8008.7㎡ 면적의 단독주택들이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피클볼 코트 주변에 밀집해 있다. 대부분은 55세 이상의 구매자를 위해 예약돼 있으며, 평균 연령은 73세다. 매년 열리는 마디그라 퍼레이드와 무도회는 가장 인기 있는 파티로 꼽힌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년으로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 출생 세대)가 미국 경제의 주요 원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이 가진 주식 포트폴리오와 퇴직금,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다 갚은 주택 등은 수십 년간의 시장 상승으로 가치가 급등했다. 어린 자녀들을 키우고 일하는 데 썼던 시간을 이제는 골프, 콘서트, 외식 등 소비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현재 55세 이상의 미국인이 전체 가계 재산의 약 70%를 통제한다고 집계했다. 관련 데이터가 처음 집계된 1989년만 해도 해당 비율은 50%에 그쳤다. 또 무디스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고령층의 소비는 미국 개인소비지출의 약 45%를 차지하는데, 이 역시 30년 전 29%에서 크게 높아진 수치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이들 은퇴한 노년층을 끌어들이는 지방 도시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게 됐다. WSJ은 “도시들은 종종 젊은 가족이나 원격 근무자를 유치하는 데 집중했지만 선시티 텍사스는 조지타운이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경제 부양책으로 밝혀졌다”고 짚었다. 실제로 노인들을 끌어들인 결과 시 운영 예산이 풍족해졌고 상점, 레스토랑, 병원, 건강클리닉에서는 매년 수백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또 조지타운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가 늘고 있는 지자체이기도 하다. 인구조사국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가 많이 자리 잡은 조지타운은 인구 5만 명 이상의 도시 가운데 3년 연속 인구증가율이 가장 빠른 도시로 선정됐다. 조지타운의 인구는 2021년 11, 2022년 14%, 지난해 11%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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