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로 증명하는 회사 될 것”…미래에셋운용, 경쟁사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입력 2024-06-24 16:37수정 2024-06-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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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이 24일 서울 중구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에서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 ETF’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국내 자산운용사 사이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점유율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장을 앞둔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 ETF’에 대해 설명하면서 경쟁사들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이준용 미래에셋운용 대표이사 부회장은 서울 중구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빌딩에서 열린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 ETF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월분배를 높이기 위해 언더라인(기초자산)을 엔비디아를 추종하는 몇몇 종류 등으로 짜고, 나스닥 옵션을 파는 형태의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며 “고객들을 현혹하기 좋다”고 했다.

이를 두고 자산운용업계는 삼성자산운용이 5월 출시한 ‘KODEX 미국AI테크TOP10+15%프리미엄 ETF’와 4월 출시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빅테크7+ 15%프리미엄분배(합성) ETF’를 겨냥한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두 ETF 모두 올해 상장한 데다가 연 15% 수준의 분배금 지급을 목표로 하며, 나스닥100 콜옵션을 매도하는 상품이어서다.

또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라디오와 유튜브 등에 적극적으로 ‘KODEX ETF’ 광고를 내놓은 것을 저격한 발언이 나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부회장은 “ETF 시장이 매우 성장했고, 경쟁사들도 활발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라디오 광고를 하거나 이런 식으로 껌 팔 듯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말 투자자들이 수익을 봐서 미래에셋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TF 보수에 대한 설명에 대해서도 업계 지적이 나왔다. 이날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 본부장은 이날 “합성형 ETF는 매일 매도하는 게 고통스럽다 보니 증권사에 위탁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저희는 그렇지 않다”며 “저희가 직접 (운용)함으로써 숨겨진 비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합성형으로 운용돼 온 기존 월배당 ETF와 달리, 실물형인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 ETF를 설명하기 위한 발언이었다. 통상 합성형 ETF는 증권사와 장외파생상품(스와프) 계약을 통해 위탁 운용해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실물형은 자산운용사가 직접 운용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뒀다는 취지다.

그러나 합성형은 ‘숨겨진 비용’이 많다는 설명은 적절치 않았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초단기옵션 전략을 사용하는 실물형은 만기가 짧은 만큼 매일 옵션 매매를 직접 해야 해 오히려 총보수가 더 비싸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미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합성형 ETF를 출시한 적이 있어 이런 식의 설명은 좋을 게 없다”며 “가뜩이나 ETF를 운용 중인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 출혈 경쟁이 심각한 상황이라 투자자에게도 득 될 게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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