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20년, 'K-농업' 덩치 커지고 내실 다졌다 [K-푸드+ 10대 수출 전략산업①]

입력 2024-06-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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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 수출 20년 새 4배 증가…K푸드 메가 FTA 시대 준비해야

▲베트남 하노이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라면. (이투데이DB)

올해로 우리나라의 첫 자유무역협정(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 20년을 맞이했다. 우리나라는 칠레와의 FTA를 시작으로 다수의 국가들과 꾸준히 상호 시장 개방을 진행해왔다. 현재 우리나라가 FTA를 체결한 국가는 59개국, 건수로는 21건에 달한다. 경제 영토 기준으로 보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를 확보하는 수준으로 싱가포르(87.3%)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농업 역시 평균 시장개방률이 72% 수준까지 높아졌다. 농업은 FTA 체결 당시만 해도 우려의 대상이었다. 수입 농산물이 들어오면 국산 농산물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팽배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 농식품은 FTA를 통해 새로운 수출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8년째 늘고 있는 농식품 수출 규모는 지난해 91억6000만 달러로, 올해는 100억 달러 돌파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칠레 FTA 체결 직후인 2005년 농식품 수출은 22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년이 지나면서 4배로 성장했다. 수입 역시 같은 기간 119억 달러에서 436억6000만 달러로 4배가 늘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FTA 체결 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액과 수입액의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6.2%와 6.0%로 나타났다. 한국은 농식품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약 5배 큰 수입국이지만, 수출액도 꾸준히 증가했다고 농경연은 설명했다.

FTA 체결로 시장 개방이 이뤄지면서 주요 농산물 수입량이 증가했지만 수출도 늘었고, 전통적인 방식의 농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계기가 됐다. 이른바 'K푸드' 열풍도 그간 꾸준히 추진해 온 변화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국내산 고품질 농축산물 생산량 증가로 국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거나 끌어올리기 위한 유효한 전략으로 작용했다. 국내산 과일·과채류의 품질 향상과 소비자 기호를 맞춘 농축산물이 식탁에 오르면서 수입 농산물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샤인머스캣이 대표적인 사례다. 농경연에 따르면 한·칠레 FTA 발효 이후 칠레산 포도가 국내시장에 들어오면서 2003년 37만6000톤이던 포도 생산량은 2006년 33만 톤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후 2006년 일본에서 샤인머스캣 묘목을 들여와 개량을 시작했고, 2017년 중국을 시작으로 수출에 나섰다.

2010년 188만 달러 포도 수출은 지난해 24배인 4469만 달러까지 늘었다. 2005년 1000㎡당 연간 312만 원이던 포도 농가 소득은 2020년 598만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FTA 체결 이후 농식품 수출과 수입 모두 증가하며 무역 규모는 크게 늘었지만 무역수지 적자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메가 FTA도 연이어 이뤄지면서 K농업은 도전과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농경연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들어 농업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의 증가와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에서 농업인 소득 및 경영안정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향후 FTA 국내보완대책은 종합적인 농가 경영안정 지원대책에 초점을 맞춰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작지원: 2024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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