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뜨거워?" 올해 가장 주목받는 텔레그램 톤 코인…급성장 비결 '여기' 있었다 [블록렌즈]

입력 2024-06-07 17:0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게티이미지뱅크)

올 한해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텔레그램 기반의 가상자산 톤 코인(TON)의 성장이 예사롭지 않다. 시장이 미 대선·금리 인하 등 매크로 이슈로 움츠러든 가운데 올 상반기 가상자산 실사용과 관련된 새로운 계획을 쏟아내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현재 톤은 7일 기준 시가총액 10위로 181억8897달러(약 24조8500억 원)다. 3월 기준 시가총액 95억 달러(약 12조 원)에서 2배 이상 성장한 수치로, 단숨에 에이다(약 21조 원)를 뛰어넘었다.

‘톤’은 ‘텔레그램 오픈 네트워크(Telegram Open Network)’의 축약어로 글로벌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사용되는 가상자산이다. 톤 코인은 2018년 텔레그램이 자체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시작됐으나 2020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로 네트워크 개발을 중단됐다. 이후 톤 재단이 네트워크 개발·운영을 이어받아 지난해 9월 출시됐다.

출시 직후 톤 코인은 지난해부터 당해 부상한 '소셜 파이' 테마에 힘입어 투자자로부터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 '소셜 파이'는 소셜(Social)과 파이낸스(Finance)의 합성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앱 내 경제 활동이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텔레그램 IPO 소식에 급등한 톤 코인, '서비스' 위에 가상자산 얹혔다

직접 톤의 흥행에 불을 지핀 건 텔레그램의 기업공개(IPO) 계획 발표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립자 겸 최고 경영자(CEO)는 4월 11일 “텔레그램의 사용자가 9억 명에 달해 손익분기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IPO는 텔레그램의 가치에 민주적으로 접근할 방법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텔레그램이 적극적으로 톤 코인의 유틸리티 확장에 나서는 점이 맞물려 폭발적인 상승을 거듭했다.

대표적으로 텔레그램은 4월부터 플랫폼 내 새로운 광고 수익 시스템을 도입해 광고 대금을 톤 코인으로 받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 광고주는 텔레그램을 통한 마케팅 비용을 톤 코인으로 지급해야 한다. 또한 ‘톤 코인’을 통한 텔레그램 광고 수익 실현도 가능해졌다.

앞으로 텔레그램은 구독자 1000명 이상의 공개 채널 소유자가 광고로 만들 수익의 50%를 ‘톤 코인’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텔레그램 속 톤 코인이 실질적으로 사용되면서 순환 경제를 구축한 것이다.

(출처=텔레그램)

또 텔레그램은 앱 내 실물 및 디지털 상품 구매를 허용한다. 톤 재단은 7일 텔레그램이 새로운 인앱 결제 시스템 '텔레그램 스타'를 출시한다며 "사용자는 구글 플레이와 iOS 앱스토어에서 '텔레그램 스타'를 통해 디지털 서비스 비용을 지급할 수 있다. 또 탈중앙화 경매 플랫폼 '프래그먼트'를 통해 보유한 스타를 톤으로 환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다. 11월에는 가상자산 지갑 '톤 스페이스'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 세계 텔레그램 사용자 8억 명이 톤 코인을 활용해 메신저 내에서 가상자산 이체 등 지갑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디크립트는 "톤 코인의 폭등은 텔레그램이 톤 스페이스를 메신저 앱에 통합한 결과"라며 "전 세계 사용자가 이를 통해 톤 코인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 상승을 부추겼다. 이는 텔레그램의 상징적인 승리"라고 말했다.

톤코인의 거침없는 행보에 애니모카브랜드, 판테라 캐피털 등 글로벌 벤처캐피털(VC)도 투자를 결정했다. 판테라 캐피털은 "텔레그램은 올 초 367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할 만큼 대규모 사용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텔레그램과 톤 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을 주류로 가져올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언급했다.

▲텔레그램 앱 내에서 손쉽게 가상자산 지갑을 생성할 수 있다. (출처=텔레그램 화면 캡처)

디파이 생태계까지 넘보는 톤, 당분간 대항마 없다

톤 재단이 또 하나 주력으로 삼는 것은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부문이다.

톤 재단은 4월부터 그랜트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재단은 생태계 내 디파이 프로젝트의 총 예치 자산(TVL)에 따라 티어1~티어4까지를 구분, 최대 20만 달러 상당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전체 보조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발행사 테더와 톤 코인과 테더를 연동해 간편한 결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손을 잡았다. 양사는 톤 코인과 테더를 더욱 다양하게 거래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연이은 재단의 움직임에 톤의 TVL은 앱토스를 뛰어넘었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7일 톤 네트워크의 TVL 규모는 약 439억 달러(약 60조 원)로 앱토스(약 54조 원)를 제치고 19위를 기록했다. 자체 디앱은 타 레이어1 프로젝트에 비해 적으나 스테이킹 앱 톤스테이커 등의 인기로 20위 권에 진입한 것이다.

이렇듯 톤 코인의 생태계가 확장되자 텔레그램 기반의 프로젝트들도 연일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중 미니게임 프로젝트인 낫코인은 출시 직후 바이낸스를 비롯한 주요 거래소에 상장되는 등 급등세를 탔다. 낫코인은 단숨에 시가총액 55위(약 3조3400억 원)에 올라 수이(51위), 옵티미즘(52위) 등 시총 50위권의 대형 프로젝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출처=톤 재단 홈페이지)

라이언 셀키스 "올해는 탈중앙화 소셜 파이의 해"

그동안 주요 가상자산들은 가상자산 공개(ICO) 이후 투자금을 모은 뒤 그 자금으로 서비스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대표적으로 이더리움도 ICO 모델로 탄생하기도 했다. 업계의 관행과도 같은 방식이 이어지며 러그풀 등 '먹튀' 사례가 많아지자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 나왔고, 이에 '서비스'를 먼저 구축하려는 프로젝트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톤 코인은 이러한 메타에 부합한 프로젝트다. 여타 소셜파이를 표방하는 가상자산과 달리 텔레그램 기반의 가상자산답게 이미 서비스가 탄탄한 상황이다. 전 세계 8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데다 주로 가상자산 투자자와 전문가들이 애용하는 앱으로 자리 잡으며 출발 선상부터 다른 위치에 있었다.

(출처=톤 재단 홈페이지)

톤은 소셜 파이에 그치지 않고 트랜잭션(거래)과 확장성을 강점으로 한다. 다시 말해 원앱인 셈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가상자산 대부분이 마이너스로 4월을 마감했지만, 톤 코인은 높은 접근성과 생태계 성장을 기반으로 1%의 상승률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앞서 라이언 셀키스 메사리 최고경영자(CEO)도 "올해는 탈중앙화 소셜 파이의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톤 재단의 저스틴 현 투자 총괄은 "텔레그램의 블록체인 기반 미니 앱은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한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미니 앱을 통해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디앱을 활용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의 대중화를 뜻하는 '매스 어돕션'은 이번 톤의 성장으로 말미암아 시작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후에는 더욱 정교하고 다양한 유형의 사용 사례들로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