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주 급감...주택부문도 재개발·건축에만 집중
올 상반기 건설업계의 수주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설사들이 올 상반기 도로, 철도 등 공공공사 수주와 재건축ㆍ재개발에 '올인'하면서 이 부문의 수주 실적은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 현재까지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주요 대형건설사의 수주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50% 감소했다. 일부 건설사는 지난해 실적의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대건설은 21일 현재 총 6조7790억원을 수주해 수주 실적 1위에 올랐지만 지난해 상반기 수주 물량인 9조7865억원에 비해서는 30% 감소했다.
올들어 재건축ㆍ재개발 수주를 강화하고, 공공공사(1조5382억원)를 따내는데 주력하면서 국내 공사는 4조477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조3192억원)대비 늘었지만 해외공사는 지난해 5조4673억원에서 올해 2조3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수주 2위인 대우건설은 4조494억원을 수주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수주 물량(6조2734억원) 보다는 35% 줄어들었다.
대우건설의 경우 올 상반기 해외수주가 지난해 1조6484억원에서 8804억원으로 줄어 부진했으나 공공공사에서만 대형 건설사중 가장 많은 1조7957억원어치를 따내며 해외 공사의 부진을 만회했다.
SK건설도 3조3800억원을 수주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3%가량 수주물량이 축소했다. 대림산업 역시 3조2925억원을 수주해 지난해 3조3148억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수주 물량을 따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과 GS건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삼성물산은 보수적인 사업전략으로 6월 현재 수주액이 1조7000억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3조7992억원) 대비 절반에도 못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GS건설도 2조3453억원을 수주해 지난해 같은 기간 따낸 7조5142억원에 크게 못미쳤다.
포스코건설은 5월말 현재 수주액이 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4조6310억원 보다 72% 줄어들었다.
이처럼 미래의 일감인 수주 물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일각에서는 건설업 침체가 장기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주택부문의 수주가 재건축ㆍ재개발에 치중되고 자체 사업은 사실상 포기하면서 주택공급 물량 감소에 따른 집값 불안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의 관계자는 "올해 국내외 경기침체와 미분양 해소 등을 이유로 건설사들이 공사대금 회수가 쉽거나 분양이 보장되는 공공공사와 재건축ㆍ재개발에만 올인하고 있다"며 "향후 경제 여건 변화시 실행할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에 의한 사업을 펼칠 수 없어 이에 대한 각 건설사들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