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은 거부한다…‘고객 취향 저격’ 차별화 주력[증권사 WM 대전]②

입력 2024-06-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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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명 풀’로 엑셀러레이터 역할
금투세 절세 시뮬레이션 출시 박차
리테일 노하우 쏟아붓는 증권사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산관리(WM) 사업 경쟁이 치열해지자 증권사들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다채롭게 개발하고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기존 영업 상품과는 다른 참신한 투자 대상을 발굴하거나 신규 세제 도입에 따른 대응 방안을 안내하는 등 행보가 이에 해당한다.

기업·기관·VC 한 데 모인 비상장사 투자 현장에 슈퍼리치도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2020년부터 ‘코리아 스타트업, 스케일업 데이(KSS IR Day)’라는 행사를 매달 한 번 열고 있다. KSS IR Day에는 스타트업 관계자와 투자자들이 삼성증권 주선으로 모인다. 투자자는 스타트업 투자 결정에 필요한 기업정보를, 스타트업은 투자 유치 기회를 얻는다.

KSS IR Day 초청 대상에는 벤처투자자(VC), 기관투자자, 법인뿐 아니라 고액 자산가도 포함된다. 삼성증권은 멤버십을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KSS IR Day에 참여하고자 하는 고객을 파악하고 정기적으로 행사 일시·내용을 안내한다. 월례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삼성증권 알림을 신청한 고객은 개인과 기업(한 곳당 한 명으로 추산) 기준 5000여 명에 달한다. 매월 KSS IR Day 참석 인원은 평균 200여 명 정도로 전해졌다.

삼성증권은 고액 자산가의 비상장기업 투자 수요가 꾸준히 확인되는 만큼, 개인 단위로 알음알음 이뤄지던 스타트업 등 비상장기업 투자정보를 증권사 차원에서 사업으로 편성해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일종의 엑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KSS IR Day를 통해 특정 기업에 투자 가능성을 비치는 자산가와 기업 측 만남을 조율하기도 한다.

KSS IR Day가 삼성증권 핵심 서비스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며 최근 비상장기업에 더해 코스닥 상장사도 명단에 올리고 있다. 올해 열린 네 차례 행사에는 한미반도체, HPSP, 그리드위즈, 나라스페이스, 바스젠바이오 등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자리했다. 삼성증권은 WM 역량으로 확보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기업 투자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금투세, 이렇게 절세하세요”…지점서 찾아가는 세금 카운슬링

KB증권은 절세 서비스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WM의 핵심 영역으로 꼽히는 세금 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고액 자산가가 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수립한 전략이다. 통상 고액 자산가는 개인 회계사를 고용하지만, 여러 의견을 듣고 최적의 절세 방안을 찾기 위해 증권사도 이용하곤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특히 KB증권은 금융상품 절세에서 전문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 중이다. KB증권 ‘절세연구소’는 종합소득세·대주주 양도소득세·파생상품 양도소득세 등의 세금 신고 대행과 대주주·부동산 세무 컨설팅, ‘세무테마북’ 발간 등을 통한 투자정보 제공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채비에 적극적이다.

현금 자산 10억 원 이상을 지닌 KB증권 고객은 멤버십 등급에 따라 개인 절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도입된 ‘절세연구소가 떴다’는 그중 하나로, KB증권 세무사들이 하루 동안 각 영업점에서 대기하며 고객 상담을 진행한다. 절세 서비스 이용 문턱을 낮추는 취지다. 올해 7~9월에는 ‘절세연구소가 떴다 시즌2’라는 이름으로 열릴 예정이다.

매년 3분기 ‘세무케어 서비스’는 고객 금융 자산, 연금소득 등을 분석해 세제 상품을 안내한다. 금투세 시행이 예정된 만큼 이를 적용한 ‘절세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플랫폼도 준비하고 있다. 각 고객 투자 성향에 맞춘 세금 부담 경감 방법을 제시하고 기본공제·손실 상계·이월공제 등 금투세 특성을 고려한 절세 방안을 추천하는 기능이 골자다.

중위험·중수익 ‘중기 오너 전용’ 상품 추천…매달 AI 자산진단

IBK투자증권은 고액 자산가 중에서도 중소기업 오너를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 오너에 적합한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출시를 준비하는 데 분주하다. 위험등급 4등급 수준 글로벌 하이엔드 펀드 등 리스크가 높지 않은 동시에 수익성을 놓치지 않는 상품을 선별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시스템 ‘IBKS 금융상품 매트릭스’ 개발도 진행 중이다. IBKS 금융상품 매트릭스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자산진단 배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 고객이 처한 상황에 맞는 핵심 투자 상품을 선별해 매월 성향별 자산 배분 가이드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산가의 숫자와 보유 자산규모가 근래 몇 년간 지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각 증권사의 리테일 드라이브는 계속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WM 부문 경쟁이 가속화 하는 만큼 투자자로서는 서비스를 선택할 때 증권사마다 어떤 노하우와 경쟁력을 가졌는지 잘 선별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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