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에 발목 잡힌 행복주택…고양장항 A-6BL 3년 넘게 건물도 못올렸다

입력 2024-05-29 17:00수정 2024-05-2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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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전경. (사진제공=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경기도 고양시 장항 공공주택지구 A구역 6블록(BL) 공사가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년 전 밝혀진 택지지구 부지에 폐기물이 매립돼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이를 해결하는 데 시일이 소요된 것이다. 아직 건물도 채 올리지 못해 사업기간은 3년 6개월이나 연장됐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내 A-6블록 공공주택 사업계획 변경이 승인됐다. 변경 사항은 사업기간으로, 올해 12월까지였던 것이 2028년 9월로 미뤄졌다.

무려 3년6개월 가량이나 공사 기간이 늦춰진 것이다. 건물도 올리지 못한 상황이라 이제 공사가 시작되는 수순이다. LH 관계자는 "매립 폐기물이 나와 조성 공사가 늦어졌다"며 "조성 공사 후 건물 착공을 해야 하는데 조성 공사가 늦어지면서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사업 기간을 연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항지구 A구역 6블록 건설사업은 연면적 6만5572㎡, 사업면적 약 2만㎡ 부지에 행복주택 6개동을 짓는 사업이다. 11~29층 행복주택 915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비는 1657억6097만 원이다.

고양장항 공공주택사업은 고양시 장항동 일대 145만㎡(약 43만 평) 부지에 공공주택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행복주택 5500가구 등 총 1만2570가구를 짓는다. 2019년 10월 착공에 들어갔다.

장항공공주택지구 부지에 폐기물이 묻혀 있었던 것이 알려진 것은 지난 2020년이다. 시민단체가 이 지역에 수백만 톤의 폐기물이 매립돼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해 10월 LH가 자체 지반조사를 실시했고, 조사 결과 개발지구 일부 지역에서 썩지 않은 비닐이나 건축자재 등 폐기물이 대량 매립된 사실이 밝혀졌다.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 당시만 해도 LH는 해당 사실을 부인했으나, 사실로 확인되면서 전체 공사가 지연됐다.

매립 폐기물로 인해 문제가 생긴 곳은 A구역 6블록 뿐만이 아니다. 사전청약을 실시했던 고양장항 S1블록의 경우 주민 이주반대와 함께 매립 폐기물 문제로 인해 본청약이 지난해 9월에서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LH는 지난 4월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S-1,2BL) 매립폐기물(혼합건설폐기물) 처리 용역'을 긴급 공고하고 폐기물 처리작업에 착수했다. 용역기간은 착수일로부터 6개월로, 빠르면 연내 매립 폐기물 처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A구역 6블록은 사전청약이 진행되지 않은 단지로, 늦어도 올해는 입주자 모집을 앞두고 있었다. 통상 입주자 모집은 준공 14개월 전 시행된다. 하지만 매립 폐기물 처리로 인해 그동안 입주자 모집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공사 기간이 상당 시일 미뤄지면서, 입주자 모집 역시 2027년으로 함께 늦춰졌다.

A구역 1블록 역시 공급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6블록과 마찬가지로 올해 12월까지 사업을 마치기로 돼 있었으나 2025년 7월로 연기됐다. 다만 LH 관계자는 "1블록의 경우 매립폐기물 문제가 아닌, 2025년 7월 입주자 모집 예정시기에 맞춰 단순 사업계획을 변경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4블록과 5블록 신혼희망타운은 지난 3월 입주를 시작했다. 역시 신혼희망타운인 2블록 역시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LH 측 설명이다.

A6블록만 사업이 장기간 연장되면서 일각에서는 이번에 변경된 사업기간 내에도 마무리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설령 2028년 2월이 된다고 해도 사업 일정을 맞출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 보인다"며 "사업 진척이 없으니 아예 지금으로부터 3, 4년 넉넉하게 미뤄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LH 관계자는 "매립 폐기물 문제로 인한 사업 지연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조성 공사에 차질이 생기면서 사업기간이 미뤄진 것으로 건물 착공만 하면 특이사항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더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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