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맞춤’ 우리 비만약 만든다…승부수 던진 K-제약·바이오

입력 2024-05-23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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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에페글레나타이드’로 한국형 비만약 개발 나서 [비만·당뇨 A to Z①]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외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한국인 맞춤형 치료제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은 GLP-1 기반 비만치료제와 관련해 새로운 기전이나 제형의 비만 신약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한미약품으로, 현재 ‘한국형 비만약’을 표방한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상대적으로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서양인 대상으로 개발된 해외 비만약보다 한국인에 최적화된 약의 경쟁력이 더 우수할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실제로 한국을 비롯한 동양과 서양의 비만 기준은 다르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등 서양은 BMI 25∼29.9㎏/㎡는 과체중, 30㎏/㎡를 넘으면 비만이다. 반면 WHO 아시아·태평양지역과 한국은 BMI 23~24.9㎏/㎡는 과체중,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한다.

(출처=대한비만학회)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의 비만 기준에 맞춘 비만약으로 개발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이다.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와 식욕억제를 돕는 GLP-1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한다.

2015년 진행된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체중 감소와 혈당조절 효력 등을 확인했다. 현재 국내 대학병원에서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 420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 중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GLP-1 비만약을 시판한 글로벌 기업의 체중 감소 수치는 서양의 고도비만 환자에 유익한 수치다. 하지만 해외 비만약은 서양인 체형에 맞게 임상을 해 울렁거림과 멀미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한국인 대상으로 임상을 설계한 것이 아니라 부작용이 더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형 비만약은 국내서 생산해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고 경제적인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어 비만 환자들의 약물 접근성과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한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 관계자는 “국내도 비만 인구가 늘고,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환자 대상인 한국형 비만약은 차별점이 있다. 또 국내서 임상을 해 개발 속도도 빠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비만약에 대한 동·서양 간 차이가 입증되지 않아 한국형 비만약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한 대형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약이 인종에 따라 효능의 차이가 있다는 연구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서 임상시험한 약이 해외 약보다 낫다고 악용할 수 있다”며 “약효는 인종 간 차이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있다. 비만약이 신약이기 때문에 데이터가 없어 앞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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