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성 Sh수협은행 기업그룹 부행장 “'작지만 강한 신뢰'로 위기 넘는다” [은행의 별을 말한다⑦]

입력 2024-05-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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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이 전반적인 은행 경영을 총괄한다고 하면 부행장은 실질적인 사업을 담당하는 집행임원이라고 할 수 있다. 뱅커 중엔 최고 자리까지 올라간 부행장을 우리는 ‘은행의 별’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부행장이 되기까지가 어렵고 힘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부행장의 현황과 역할을 짚어보고 인터뷰를 통해 부행장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업무에 대한 이야기, 후배 은행원에 대한 당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최민성 Sh수협은행 기업그룹 부행장이 최근 서울 송파구 수협은행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고객이 성장해야 은행도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기업금융’ 분야서 잔뼈가 굵은 최민성 Sh수협은행 기업그룹 부행장의 ‘동반성장론’은 ‘신뢰’를 기본으로 한다. 최 부행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최우선 원칙이 ‘작지만 강한 신뢰’다. 그가 지난해부터 수협은행의 기업금융 부문을 안정적으로 지속가능하게 성장시킬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다.

항상 ‘고객 입장’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한 그는 1994년 수협은행에 입사한 뒤 심사부 팀장, 금융기획팀장, 송파역지점장, 길동금융센터장, 심사부장 등을 역임하며 본사와 영업 현장, 양쪽에서 기업금융의 경험을 두루 쌓아왔다. 최 부행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심사 담당부서장 역할을 4년 동안 수행했던 것을 가장 소중한 기억이라고 꼽았다.

그는 “부행장 직책 이전 심사부서장을 했던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면서 “당시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고객과 영업점의 고충을 해결하고 고객 니즈를 충족시켰을 때는 다른 무엇보다 업무 만족도가 높았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현장 경험은 최 부행장이 수협은행 기업그룹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훌륭한 밑거름이 됐다. 특히 그가 부행장직을 맡으면서 기업그룹 부문에 독립본부로 있던 투자금융부가 편입되는 조직개편도 단행됐다. 그의 탁월한 능력이 입증되는 대목이다.

최 부행장은 “수협은행의 기업금융 규모는 타 시중은행에 비해 작은 것이 사실”이라며 “그렇다보니 제한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고, 이에 대한 고민 과정에서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금융의 경우 운용되는 자본 규모도 크고 시기도 연초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기업금융은 연간 단위로 균일하게 운영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이런 부분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며 종합적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직제 변경을 단행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된 그는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그간 성과에 대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 부행장은 “대기업 부문의 경우 올해 3월말 기준으로 2022년 말 대비 잔액이 2.3배 정도 증가했다”면서 “무엇보다 연체율이 0%로 매우 우량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틈새 시장’ 공략이 주효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부행장은 “시중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자본 규모가 현저히 적은 수협은행이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쟁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면서 “건전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틈새 영업에 나섰고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기업 영업에 있어 특히 계열사 영업에도 공을 들였다”며 “한번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자금을 지원하게 되면서 대기업과의 관계에서도 지속적인 신뢰 관계를 쌓을 수 있었고, 이는 계열사 대출 영업으로 확대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했다. 수협은행과 거래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롯데그룹이다.

다만 수협은행의 대기업 여신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최 부행장은 “현재 대기업 시장에서 수협은행의 시장점유율은 2%대 수준”이라며 “그렇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아직 남아있는 시장이 98%라고 볼 수 있어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기업대출 외형 확장에만 중점을 두지는 않겠다는 것이 최 부행장의 방침이다. 그는 “최근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 확대에 ‘올인’하면서 은행권간에 기업대출 시장을 놓고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면서 “이런 경쟁 기조에 동참해 ‘역마진’까지 감내하면서 기업대출 외형을 확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 부행장은 “시중은행과 동일 선상에서 단순 금리 경쟁에 동참해서는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며 “한번 더 발로 뛰더라도 신속·정확한 심사능력 향상 및 상품 라인업 강화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신속 지원하는 것을 핵심 방향으로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했다.

실제 수협은행은 그간 어린이집, 교회, 요양원 사업주 대상 금융서비스 제공 등 특화된 장점을 극대화해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무엇보다 최 부행장은 수협은행의 본질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올 때 우산이 돼 줄수 있는 은행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수협은행의 근본이 수산·어업인을 위한 것인 만큼 수산물 소비감소 및 고유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업인 및 수산관련 기업체 지원을 위한 노력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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