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막론 '빚'에 짓눌렸다…도미노 부실 '경고등' [취약층-고금리 부메랑]

입력 2024-04-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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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분기 기준 가계대출 취약차주의 연체율 8.86%
서민금융상품의 연체율도 증가…햇살론15 대위변제율 ↑

경기 악화 속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소득이 적은 취약차주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2030세대나 노년층, 코로나19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자영업 및 영세상인들의 부채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직격탄을 맞으며 이자 마저 갚지 못해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초저금리 때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무리한 대출을 받은 청년층과 노후에 남은 집까지 빚을 갚는데 써야 하는 노년층의 부채가 도미노 부실로 확산될 경우 한국 경제에 시한폭탄이 될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대표적인 ‘서민급전’ 창구로 통하는 카드사들의 지난해 연체율은 1.63%로 전년 말(1.21%) 대비 0.42%포인트(p) 상승했다. 2014년(1.69%)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같은 기간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의 전체 연체율도 6.55%로 1년 전보다 3.14%p 뛰었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2금융권 연체율 상승은 취약차주의 현실을 반영한다. 그만큼 갚을 여력이 없는 차주들이 늘어났다는 것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곳도 줄어들게 된다.

결국 법정 최고금리(20%)에 가까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로 돈을 융통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주요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말 카드론 잔액은 39조 474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전월보다 78억 원 증가한 규모다.

제도권 금융 상품의 보루 역할을 하는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해 빌린 돈마저 갚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햇살론15’의 지난해 대위변제율(원금을 상환하지 못해 정책기관이 이를 대신 갚아준 금액의 비율)은 22.7%로 나타났다. 대위변제율은 일반 대출상품의 연체율과 비슷한 개념이다. 즉, 서금원이 100만원을 대출해줬을 때 22만 7000원을 떼이고 대신 돈을 갚는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같은 대위변제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햇살론15의 대위변제율은 2021년 14%, 2022년 15.5% 에서 지난해 21.3%로 크게 상승했었다.

저신용자의 제도권 은행 안착을 지원하는 ‘징검다리’ 성격의 ‘햇살론뱅크’ 대위변제율도 비슷한 추세다. 햇살론뱅크의 대위변제율은 2022년 1.1%에서 지난해 8.4%로 급등했다. 올해 1분기에도 9.8%를 기록했다. 대학생 등 만 34세 이하 청년층 대상의 ‘햇살론유스’의 대위변제율도 2022년 4.8%에서 지난해 9.4%, 올해 1분기에 9.6%까지 상승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워낙 대출이 늘어나 있는 상황이어서 연체율 관리를 위해선 대출규모를 줄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취약계층은 경우가 다르다. 특히 대부업까지 막혀있는 현 상황에서 무조건 대출을 줄이는 것은 방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정부 차원에서 취약계층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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