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이 뭔가요?”…서울 압구정·목동 재건축 단지 ‘줄줄이’ 신고가

입력 2024-04-2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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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일대 압구정 현대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요 재건축 단지 몸값이 들썩이고 있다. 압구정과 여의도, 목동 등은 지난 18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됐지만, 이들 지역 내 재건축 아파트들은 규제를 비웃듯 연일 신고가 릴레이를 이어가는 중이다. 전문가는 토지거래허가제의 실효성과 다른 지역과 형평성 문제를 들어 주택 거래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2차’ 전용면적 121㎡형은 지난 17일 47억6500만 원에 신고가 거래기록을 썼다. 같은 평형의 직전 신고가(2020년 11월) 31억5000만 원보다 16억1500만 원 상승한 수준이다.

또 이 단지 전용 182㎡형은 지난 11일 직전 실거래가 대비 2억 원 오른 71억 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21일 69억 원과 비교하면 한 달도 안 돼 집값이 2억 원이 뛴 셈이다. 현재 같은 평형 호가는 73억 원부터 최고 75억 원에 달해 거래만 이뤄지면 곧장 신고가를 갈아치울 태세다. 앞서 신현대 12차는 전용 108㎡형에서도 지난달 30일 42억500만 원에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대형평형을 중심으로 신고가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다.

또 다른 토지거래허가구역인 서울 목동과 여의도에서도 재건축 핵심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4단지 전용 95D㎡형 지난 16일 20억2500만 원에 거래됐다. 1층 매물이지만 지난 2월 16일 전용 95F㎡형 7층 거래가격과 같은 수준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썼다. 이 단지 1382가구 중 전용 95㎡형은 328가구지만, 이날 기준 해당 평형의 네이버 부동산 등록 매물은 총 3건에 그친다. 매도 호가 역시 22억 원 수준으로 신고가보다 1억7500만 원 더 비싼 수준이다.

이 밖에 영등포구 여의도동 미성 전용 101㎡형은 10일 직전 신고가(21억2000만 원)보다 4000만 원 오른 21억6000만 원에 손바뀜됐다. 이 평형은 지난해 6월 이후 거래가 없었지만, 약 10개월 만에 신고가 거래에 성공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같은 평형 매물은 이날 기준으로 호가 23억 원에 달한다.

이처럼 토지거래허가제 수년째 유지되고 있지만, 정작 해당 지역 가격 억제력은 없다시피 한다. 이 때문에 토지거래허가제를 주택에 적용하는 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은 규제 적용으로 실제 가치보다 가격이 더 눌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거주자만 거래할 수 있는 만큼 진짜 해당 주택이 필요한 사람들 위주로 거래되면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은 이어서 “대규모 개발 사업을 진행하면 해당 지역이 특혜를 받으므로, 현재 서울 내 개발계획을 고려하면 삼성역 일대 토지 등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명분이 있다. 하지만 나머지 지역은 재건축특별지구에 용적률 완화 등을 명분으로 규제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다른 지역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이나 상가는 최소 2년 이상 실거주하거나 영업하는 실수요자만 매매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 안에선 갭투자도 할 수 없다. 또 주택 매매자는 가구원 모두 무주택자 자격을 갖추고, 보유 주택은 1년 내 매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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