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리차드 밀…검찰, 5년간 압수물 공매로 160억 국고납입

입력 2024-04-18 16:47수정 2024-04-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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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슈퍼카'는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조현호 기자 hyunho@

검찰이 고가 승용차나 명품시계 등 압수물을 공매해 최근 5년간 160억 원 상당을 국고에 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검찰청이 압수해 공매를 통해 국고에 납입한 금액은 160억1372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약 17%에 달하는 액수가 서울중앙지검(27억6796만 원, 총 345건)에서 발생했다.

압수물은 각 검찰청의 형사증거과가 관리하고 있다. 검찰에서 직접 압수하거나 관내 경찰관서에서 송치하는 압수물은 검찰압수물사무규칙에 따라 관리, 처분되고 있다.

형법 48조(몰수의 대상과 추징)는 △범죄행위에 제공했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범죄행위로 인해 생겼거나 이로 인해 취득한 물건 △그 대가로 취득한 물건을 몰수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이 확보하는 압수물은 여러 종류로 나뉜다. 범죄 혐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압수물은 증거로 쓰이기 위해 검찰이 보관하고, 사건이 처리되면 즉시 소유자에게 환부된다. 범죄에 제공됐거나 범죄로 취득한 압수물은 몰수 대상이다. 확보된 유가 압수물은 법원에서 몰수 판결이 내려지면 검찰이 직접 공매를 통해 국고에 납입한다. 무가물은 폐기처분한다.

예를 들어, 불법 도박 현장을 적발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판돈’은 검찰이 압수하고, 향후 법원에서 몰수 판결을 내리면 국고에 귀속되는 절차를 밟는다.

검찰은 고가의 유가압수물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공매포털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공매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압수차량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공매업체인 ‘오토마트’를 통해 공매 대행을 시작했다.

압수한 차량은 자청보관이 원칙이다. 법원에서 몰수 처분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해당 검찰청에서 직접 보관하는 식이다. 다만, 사정에 따라 자청보관이 어려운 경우에는 제3자에게 위탁보관할 수 있다.

압수차량을 위탁 보관할 경우 발생하는 보관료는 법원에서 압수 차량에 대한 몰수가 선고되면, 그때 차량을 공매하며 발생한 대금에서 처리한다.

▲롤렉스 시계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출처 롤렉스 홈페이지

검찰은 공매된 물건의 품목 현황 등은 별도로 관리하거나 공개하지 않지만, 2021년 예외적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유가 압수물 공매로 국고 납입한 일부 사례를 공개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액세서리류 등 일반 압수물을 ‘경쟁입찰’로 일괄 매각한 뒤 국고에 납입했다. 시가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적정가격을 정밀 조사한 뒤 경쟁입찰로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매각한 대금은 2021년 10월 기준 1억2368만 원에 달한다. 2018년 7200만 원, 2019년 5200만 원, 2020년 3100만 원 대비 대폭 증가한 수치인데, 당시 특정 사건에서 발생한 압수물의 국고 납입 액수가 유독 커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고가 귀금속은 경쟁입찰이 아닌 온라인 공매로 개별 공매해 국고에 납입됐다. 캠코 ‘온비드’를 활용한 것으로, 일반인 대상 입찰을 통해 최고가에 낙찰한다. 2021년 12월 롤렉스 데이토나, 리차드 밀, 오데마 피게 로얄오크 등 고가시계 총 3점이 4억7747만 원에 낙찰, 국고로 들어왔다.

2018~2020년 몰수선고된 벤츠 등 11대의 자동차도 민간 인터넷 자동차 공매업체에 의뢰해 2억3700만 원을 국고납입했다.

한 검찰 출신 법조인은 “‘슈퍼카’ 압수는 아무나 할 수 없고 검찰 내에서도 고급 외제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수사관들이 할 정도로 까다로운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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