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행적에 훈장 뺐긴 인촌 김성수…대법 “서훈취소 적법”

입력 2024-04-1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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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장 받은 뒤 親日 발각돼 서훈 박탈
유가족, 처분 취소소송 냈으나…패소 확정

▲ 인촌(仁村) 김성수 선생. (사진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독립 유공자로 인정됐다가 일제강점기 때 친일 행적이 밝혀지면서 서훈을 박탈당한 인촌(仁村) 김성수(1891~1955) 측 유가족들이 ‘서훈 취소결정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2일 인촌의 증손자인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과 재단법인 인촌기념회가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서훈 취소결정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망인에 대한 서훈 취소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수긍해 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1심과 2심은 모두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인촌은 동아일보를 창간하고 고려대학교 전신인 보성전문학교를 설립한 공로를 인정받아 1962년 ‘건국공로훈장 복장’(대통령장)을 받았다.

그러나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인촌이 친일 반민족 행위를 했다는 결정을 내렸다. 전국 일간지에 일제 징병‧학병을 지지하는 글을 싣는 친일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후손인 김 이사장과 인촌기념회는 행정자치부 장관을 상대로 친일 반민족행위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도 인촌의 일부 행적이 친일행위라는 점을 2017년 인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인촌에 대한 서훈 취소가 의결됐다.

김 이사장과 인촌기념회는 이에 대해 처분 취소소송을 냈고 1심과 2심 법원은 원고 청구를 전부 기각 또는 각하(원고 재단법인 인촌기념회는 원고적격이 인정되지 않음)했다.

이날 대법원은 “망인의 친일 행적은 서훈 수여 당시 드러나지 않은 사실로서 새로 밝혀졌고, 만일 이 사실이 서훈 심사 당시 밝혀졌더라면 당초 조사된 공적 사실과 새로 밝혀진 사실을 전체적으로 평가했을 때 망인의 행적을 그 서훈에 관한 공적으로 인정할 수 없음이 객관적으로 뚜렷하다”고 판시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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