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만 문제? 안 오른 게 없다

▲2일 오전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3.94(2020=100)로 1년 전 보다 3.1% 올랐다. 특히 사과와 배 가격은 각각 88.2%, 87.8% 상승하면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뉴시스)

최근 고물가의 상징은 사과다. 지난달 사과값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중기 추세로 사과는 덜 오른 편이다. 일부 품목은 2020년과 비교해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사과와 배는 저년 동월보다 각각 88.2%, 87.8% 올랐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사과, 배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 급등에 종합지수 상승률도 2개월째 3%를 웃돌았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으로 종합지수 상승률이 0%에 머물렀던 2020년(=100, 기준연도) 대비로 물가가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사과와 배가 아니다.

2020년 대비 사과와 배 가격은 각각 76.5%, 74.2% 올랐다. 올해 일시적으로 급등한 것이지, 추세적으로 오른 건 아니다. 농산물 중 2020년 대비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귤이다. 상승률은 147.5%로 농산물을 포함한 모든 품목 중 가장 높다. 부추(103.4%)와 복숭아(105.3%)도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다. 오이(96.9%), 풋고추(88.5%), 호박(81.3%), 참외(96.1%), 수박(89.7%)도 사과, 배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공식품도 농산물보다 덜 올랐을 뿐,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 밀가루 상승(37.4%)의 여파로 국수와 부침가루가 각각 56.5%, 44.1% 상승했다. 참기름과 식용유는 각각 39.0%, 67.1% 올랐다. 가공식품 중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소금(75.0%)이다. 설탕도 46.3% 상승했다.

공공요금도 겁나긴 마찬가지다. 전기료와 도시가스, 지역난방비는 각각 42.2%, 36.2%, 48.5% 올랐다. 그나마 공공서비스는 의료비와 교통비 관련 품목을 제외하고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

개인서비스에선 외식 품목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외식 중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김밥과 햄버거다. 2020년과 비교해 각각 30.1%, 28.7% 올랐다. 외식 외 품목에서는 간병도우미료(32.6%)와 대리운전이용료(33.7%), 목욕료(29.8%)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