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경제공식] ‘장단기 금리 역전’ 공격적 금리 인상에 깨진 경기침체 신호

입력 2024-03-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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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금리 역전, 20개월 이상 지속
뉴욕 연은, 역전 현상 바탕 경기침체 확률 61% 제시
“금리 인상 규모와 속도가 역전 현상 야기”
“미 경제, 코로나19 이후 구조적 전환”

통상 ‘경기침체 신호’로 여겨지는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20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음에도 미국 경제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은 더는 믿을 만한 지표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주목했다.

현재 미국 3개월물 국채 금리는 5.4%, 10년물 국채금리는 4.3%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길수록 수익률은 더 높아지지만, 이와 반대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를 뛰어넘은 현상은 2022년 7월 이후 계속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에 근거해 올해 말 경기침체 확률을 61.47%로 제시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지표는 침체를 가리키고 있지 않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대비 0.6%포인트(p) 오른 2.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해 여러모로 선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캐피털그룹의 재러드 프란츠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이전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비교해도 지금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시장이나 주택, 소매 지출을 보더라도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고 이는 향후 몇 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나 내년에는 경기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현재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를 암시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HSBC의 스티브 메이저 글로벌 채권 리서치 헤드는 “장단기 금리 역전에 기여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규모와 속도”라고 설명했다. 펜뮤추얼자산운용의 지웨이 렌 매니징 디렉터는 “역수익률 곡선은 예전만큼 좋은 지표가 아니다”라며 “연기금과 같은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고 연준이 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현상이 함께 진행된다면, 수익률 곡선은 당분간 역전된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콘퍼런스보드가 미국 최고경영자(CEO) 138명을 대상으로 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경제 낙관론이 비관론을 앞질렀다. 올해 1분기 CEO 신뢰지수는 전 분기 46에서 53으로 올랐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6개월 전보다 나아졌다’고 답한 CEO는 전체의 32%로, 전 분기 대비 14%p 높아졌다. CEO의 36%는 향후 6개월 동안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직전 분기 19%에서 두 배 가까이 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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