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어 남양도 알리행…식품업계 앞다퉈 입점하는 속사정

입력 2024-03-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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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ㆍ삼양 등 곧 입점 계획

한국 공격적 투자 알리바바그룹
식품사들 ‘알리 대세’ 기대
자사몰 매출 부진 등도 영향

▲알리익스프레스 K베뉴 브랜드관에 입점한 남양. (김지영 기자 kjy42@)

국내 식품사의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알리)’ 입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1위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을 시작으로 국내 3대 유업체 남양유업이 최근 공식 입점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원F&B, 삼양식품 등도 곧 알리에 브랜드관을 오픈할 계획이다. 식품업계의 잇단 알리 입점은 그동안 국내 1위 이커머스 ‘쿠팡’의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자체 온라인몰(자사몰)의 경쟁력이 약화하는 것을 타개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남양유업은 최근 알리 내 한국상품 전문관인 ‘K베뉴’에 브랜드관을 열었다. 현재까지 K베뉴 내 브랜드관에 공식적으로 자사 이름을 올린 식품사는 CJ제일제당과 남양유업 단 2곳뿐이다. 이날 K베뉴에 판매 중인 남양유업 제품은 본사 직영으로 공급되며, 인기 단백질음료인 ‘테이크핏’을 비롯해 ‘프렌치카페’ ‘루카스나인’ 등 가공커피류, ‘맛있는우유GT’ 등 우유제품, ‘17차’ 등 음료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알리의 한국 시장 공략이 가속하면서 당분간 국내 식품사들의 입점은 계속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과 남양에 이어 동원F&B, 삼양식품, 사조대림 등이 곧 입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F&B는 이달 안에 입점해 동원참치, 양반김 등을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등 주요 제품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베뉴에는 농심, 롯데칠성음료 등의 주요 제품도 팔리고 있으나, 이는 본사 공식 입점이 아닌 대리점이나 유통사업자 개별판매 방식이다. 다만 농심, 대상, 풀무원 등 주요 식품사도 본사 차원의 알리 입점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K베뉴 내 식품사 입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국내 식품사들이 앞다퉈 알리 입점을 저울질하는 것은 현재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는 알리가 수년 후에는 국내 1위 쿠팡을 뛰어넘는 ‘국내 대세 이커머스’가 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알리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최근 국내 물류센터 설립 등을 포함, 향후 3년간 한국에 11억 달러(약 1조4471억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쿠팡에 치우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재편도 기대하는 눈치다.

알리는 한국 소비자 공략을 위해 대대적 프로모션도 단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K베뉴 내 할인 행사 대부분은 알리 측이 비용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가 프로모션 비용을 당장 식품기업으로 떠넘기지 않으면서, 입점 부담을 대폭 낮춘 셈이다. 식품사가 알리를 선호하는 이유는 자사몰의 부진도 한몫을 한다. 그동안 식품기업들은 너도나도 자사몰을 열어 수익성 확대를 꾀했으나, 쿠팡 등 거대 유통망의 매출을 쉽사리 뛰어넘지 못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10대 때 쿠팡을 이용하던 고객이 20~30대가 되면서 쿠팡이 돈을 벌게 된 것처럼, 알리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헌국에 대규모로 투자해 10년 후 이익을 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알리가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하는 이유는 미래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편승해 입점하려는 식품사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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