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던 뭉칫돈 치솟는 코인으로 빠졌나…시중은행 대기자금 ‘출렁’

입력 2024-03-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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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조 늘었던 요구불예금 일주일 새 2조↓
예금 5조·적금 3조 가량 빠져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열풍’
투자자 예탁금도 57조 넘어

5대 은행으로 몰렸던 투자 대기성 자금이 일주일 새 2조 원가량 빠졌다. 최근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1억 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면서 코인·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8일 기준 요구불예금은 612조413억 원으로 지난달 말(614조2656억 원)보다 2조2243억 원 감소했다.

지난달 투자 기회를 엿보기 위해 은행으로 몰렸던 23조 원가량의 요구불예금이 일주일 새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1월 말(590조7120억 원)보다 23조5536억 원 증가했었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나 입·출금이 가능한 자금을 말한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만큼 시중은행의 금리가 오르면 정기예금으로, 내리면 증권·부동산 등 투자자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수익성이 높은 곳에 투자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던 투자자들은 예·적금 상품보다는 코인·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의 8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81조794억 원으로 지난달 말(886조2501억 원)보다 5조1707억 원 줄었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 잔액은 30조6634억 원으로 전월 말(33조2204억 원)보다 2조5570억 원 빠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 등 예·적금 만기와 기존 자산 처분으로 생긴 자금을 수익성 높은 곳에 투자하기 위해 입·출금 통장에 잠시 예치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코인 가격이 오르고 있어 일부는 코인·주식시장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코인 열풍이 이어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나타났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 계좌를 발급하는 NH농협은행(빗썸)의 요구불예금은 일주일 새 2조 원 넘게 빠졌다. 신한은행(코빗) 또한 이 기간 동안 가상자산 관련 취급 잔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비트코인은 7만2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국내에서는 1억 원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영국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비트코인이 개당 2억 원을 넘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량은 늘어났다. 가상자산 시장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국내 5대 원화마켓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가상자산 거래량은 588억달러(약 78조 원)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예탁금 규모도 이달 들어 53조 원을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전날 기준 53조3436억 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이다.

반면 은행권에서는 연 4%대 예금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대표 상품 최대 금리는 연 3.55% 수준이다. 주요 은행들은 청년희망적금 만기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예·적금 특판 상품과 금리 우대 쿠폰 등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주던 인터넷전문은행의 예금 금리도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대 연 3.5%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예금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정기예금 금리를 만기에 따라 0.1~0.2%포인트(p) 낮췄다.

케이뱅크도 지난달 23일 정기예금 금리를 0.05%p 낮췄다. 이에 ‘코드K 정기예금’(1년) 금리는 연 3.70%에서 3.65%로 내렸다. 케이뱅크는 1월에도 세 차례에 걸쳐 예금 금리를 0.15%p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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