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도는 회사채 시장…1년 새 발행규모 '쑥'

입력 2024-03-07 16:05수정 2024-03-0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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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33조 발행…작년 대비 30% 증가
금리인하 기대에 수요 몰려 완판 행진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회사채 발행 규모가 1년 새 30% 가까이 늘어나는 등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올해 안으로 금리 인하가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되면서다. 여기에 매매차익을 얻으려는 수요가 몰린 데다 연초 효과에 힘입어 회사채 완판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발행된 회사채 규모는 33조653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9%(7조3496억 원) 증가했다.

월별로 보면 올해 1월 14조7152억 원, 2월 14조 9020억 원, 이달 7일까지 4조365억 원 물량이 쏟아졌다.

올해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 규모도 14조6472억 원으로 같은 기간 2조9661억 원 늘었다.

회사채는 본래 연초에 발행 물량이 몰리는 연초 효과를 본다. '큰손'인 기관투자자의 자금 집행이 활발해지며 투자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1년 보다 발행액이 급증한 것은 올해 들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또 고금리 시기 발행된 중·단기채 만기가 돌아오면서 이를 상환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발행액을 치솟게 했다. 올해 1~2월 회사채 만기 도래 규모는 15조23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6% 늘어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2년물, 3년물이 많이 발행됐는데 이 만기가 돌아오면서 상환 수요가 늘었다"며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이후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미뤄온 회사채 발행이 이제야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확산되면서 투자 수요도 몰리고 있다. 채권 매매차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회사채 투자에 나서면서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올라가 미리 채권을 사둔 투자자는 수익을 볼 수 있다.

최근 회사채 완판 행렬이 이어지는 게 대표적이다. 우량물(AA- 이상)부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우량물(BBB- 이상)까지 자금이 모이고 있다. 치솟는 인기에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3년물 회사채(AA-) 스프레드는 1월 말 대비 9.3bp(1bp=0.01%포인트) 축소된 64.1bp를 기록했다.

롯데물산은 전날 185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모집액보다 수요가 더 몰려 계획보다 850억 원을 증액해 마무리했다. 넷마블은 수요예측에 흥행해 애초보다 규모보다 증액한 4000억 원으로 이날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 등 앞서 모집금액보다 많은 수요가 몰려 회사채 금리를 민평금리보다 낮추는 사례들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1분기까지는 회사채 시장이 강세를 이어가고 이후 연초 효과가 마무리되면 수요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회사채는 추가 축소 여력이 크지는 않지만 수요예측이 3월까지 이어지며 캐리 확보를 위한 수요가 지속되어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받은 기업들의 경우 회사채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며 "스프레드가 비교적 높은 회사채는 우량물이라도 깐깐한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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