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마케팅 캐릭터 넘어 문화 콘텐츠로 확대
이마트24, KBS N과 맞손…스포츠 IP 강화 중인 세븐
IP 상품 콘텐츠, 젊은 소비층 모객 효과 확실
편의점업계의 지식재산권(IP) 경쟁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그간 편의점 업체별로 캐릭터 경쟁을 벌여왔다면 최근에는 영상, 만화, 스포츠 등 문화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다. 일회성에 그치는 캐릭터 마케팅에 비해 문화 콘텐츠 IP는 지속 운영이 가능하고 편의점 사업과 연계 매출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CU는 지난달 자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예능형 영상 콘텐츠 ‘그르르 락: 깊대’를 온에어했다. 이는 관찰·토크 콘텐츠 제작 전문 스튜디오 플레이타운과 CU가 만든 콘텐츠로 CU의 오리지널 콘텐츠다. CU가 오리지널 콘텐츠 시리즈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르르 갉’은 편의점 의자를 끌어당길 때 나는 소리를 의성어로 표현한 신조어다. 편의점 의자에 앉아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는 뜻에서 시작된 온라인 커뮤니티 밈(meme)이다. 그르르 갉: 깊대는 편의점 테이블 토크를 테마로 총 3개 에피소드로 제작된다.
예능형 유튜브 콘텐츠를 선보였던 GS25는 웹툰으로 IP 제휴 영역을 확대했다. GS25는 네이버웹툰과 손을 잡고 상품·마케팅, 웹툰 IP 라이선스를 통한 사업 협력에 나선다.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네이버웹툰 ‘마루는강쥐’, ‘냐한남자’와 협업 선물세트를 내놓은 것이 대표 협력 사례다. 마루는강쥐는 지난해 팝업스토어를 통해 17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 모은 저력이 있는 콘텐츠다.
이마트24는 4월 KBS N의 연애 리얼리티프로그램인 ‘연애의 참견 시즌3’ IP 활용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달 △협업상품 개발 △상품·서비스 공동 마케팅 △인프라 활용한 공동 프로모션 진행을 담은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세븐일레븐은 스포츠 IP 활용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K리그 파니니카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파니니카드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 KBL 프로농구 오피셜카드와 KOVO 프로배구 오피셜카드를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K리그 파니니카드는 출시 3주 만에 총 120만 팩, 일 최대 11만 팩 이상이 팔려나갔다.
편의점 IP 경쟁이 캐릭터를 넘어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확대되고 있는 건 외연 확장의 한계 때문이다. 캐릭터 IP의 경우 일회성 마케팅에 그치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편의점업계가 IP 마케팅을 집중하는 것은 젊은층 모객·연계상품 매출 증대 효과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CU의 캐릭터 협업 상품 매출은 2022년 전년 대비 12.5배 급증했고, 작년엔 무려 전년 대비 4.2배 신장했다. 특히 CU의 지난해 캐릭터 상품 구매 연령을 보면 10대 22.5%, 20대 30.1%, 30대 25.8%로 젊은 세대가 과반 이상이었다.
특히 CU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10대 매출 비중이 5%대 인 것과 비교하면 IP 협업 상품의 젊은층 모객 효과는 더욱 뚜렷하다. 티베트 여우를 의인화한 자체 캐릭터 ‘무무씨’를 내놓은 GS25도 올해 초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결과, 14일 동안 약 3만50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였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당장 매출에 연관이 없더라도 여러 분야로 IP 협력을 넓히고 있는 건 편의점 이미지 차별화 차원”이라면서 “젊은층의 문화 코드에 맞춘 상품으로 트렌디한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