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경영 복귀 1년 성과는? [CEO 탐구생활]

입력 2024-03-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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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자수성가의 아이콘이자 국내 바이오산업의 개척자다. 바이오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다.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하는 등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6개를 허가받았다. 셀트리온은 시총 40조 원 규모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1년 경영일선에서 잠시 물러난 서 회장은 지난해 3월 2년 만에 ‘소방수’로 현장에 복귀했다. 복귀 후에는 숙원이었던 그룹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통합의 첫발을 뗐고,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제품 홍보를 위해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었다.

2030년까지는 신약을 아우르는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해 매출 1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자본금 5000만 원에서 시총 40조 기업으로

서 회장은 대우자동차 상임고문으로 7년간 근무하다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사업에 도전, 1999년 벤처기업 넥솔을 창업했다. 2002년에는 넥솔과 미국 생명공학 회사 백스젠 등과 합작해 셀트리온을 설립했다. 이후 셀트리온은 무섭게 성장했다. 2005년 1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2공장, 1공장 cGMP(미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생산 설비 FDA 인준을 받으며 바이오기업의 초석을 다졌다.

2008년 코스닥 상장 후에는 넥솔의 사명을 셀트리온헬스케어로 변경하고, 2009년 한서제약을 인수하며 셀트리온제약을 출범시켰다. 이렇게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3사 체제를 갖췄다.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한 2012년부터는 바이오기업으로써 궤도에 올랐다. 항암제 허쥬마와 트룩시마를 미국과 유럽에서 차례로 허가받고, 2019년에는 유럽에서 램시마 피하제형(SC) 판매 허가를 받았다.

2019년에는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하며 ‘1조 클럽’에 가입했고,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1760억 원, 영업이익 6510억 원을 기록했다. 창립 22년 만에 시가총액 40조 원대 글로벌 생명공학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진제공=셀트리온)

2년 만에 현장 복귀…통합 셀트리온 첫발 뗐다

서 회장은 2021년 3월 전문 경영인체제 구축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약 2년간 명예회장으로 지내다 지난해 3월 그룹의 위기 상황을 돌파할 ‘소방수’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은 합병이다.

서 회장은 그룹의 숙원이었던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통합을 속도감 있게 진행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서 열린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통해 이전부터 준비된 결과를 본격적으로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이 이뤄지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2023년 5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 10월 램시마SC 제형 짐펜트라가 미국에서 허가를 차례로 획득했다. 글로벌 시장 내 품목별 매출도 꾸준히 증가했다. 주력 제품인 램시마(IV‧SC)의 지난해 매출은 1조3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램시마SC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럽 주요 5개국(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서 약 20% 시장 점유율을 달성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37%, 26% 점유율 기록했다. 램시마(IV제형) 포함 점유율은 유럽 주요 5개국 약 72%에 달한다.

글로벌 빅파마 도약…매출 12조 원 ‘셀트리온 비전 2030’

셀트리온은 ‘셀트리온 비전 2030’을 통해 매출 12조 원의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바이오시밀러 11개, 2030년까지 22개 제품을 허가받고, 신약을 더해 바이오시밀러와 신약을 아우르는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포함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직접 판매 네트워크를 확립해 해외 진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인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헬스케어 펀드 조성과 디지털 헬스케어, 원격진료 사업도 추진한다.

올해는 본격적인 고성장 구간에 진입할 전망이다. 3공장 상업화 생산과 2공장 완제의약품 생산시설 증설을 앞두고 있고, 미국 직판 체제도 자리잡고 있어서다. 매출은 기존 바이오시밀러와 짐펜트라 등 신제품의 처방 확대에 힘입어 3조 5000억 원 규모로 기대하고 있다.

서 회장은 그동안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며 향후 의미 있는 유산을 남기고 싶다는 뜻을 자주 피력했다. 서 회장은 올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도 “70억 명 인구가 돈이 없어 죽지 않을 때까지 바이오의약품을 공급하고 인류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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