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후임에 홍명보·김기동?…K리그는 어쩌나요 [이슈크래커]

입력 2024-02-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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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호 기자 hyunho@)
결국 그가 갔습니다. 경질로 마무리된 위르겐 클린스만(60· 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의 지난 1년이 끝이 났죠.

첫 단추부터 불안하던 그와의 동행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격한 끝을 봤는데요. 어찌 보면 예고된 순서였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의 기자회견에 앞서 클린스만 감독에게 경질을 통보했다고 밝혔는데요. 정 회장은 “임원 회의에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받아 의견을 모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죠.

이로써 지난해 2월 27일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의 후임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중도하차 했는데요. 클린스만과의 본 계약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였기에 임기가 2년 6개월가량 남은 상태죠.

이제 그가 떠난 뒤 다음 월드컵까지의 여정을 채우는 일이 남았는데요. 차기 사령탑을 찾는 일이 가장 큰 급선무입니다.

차기 사령탑, 클린스만과는 달라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연합뉴스)
클린스만 경질 이후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도 물러났는데요. 정 회장은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혔죠. 당장 한국은 다음 달 21일과 26일 태국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4차전을 치르게 되는데요. 남은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보니 후임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클린스만의 선임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탓에 새 사령탑 선임 절차에도 많은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인데요. 클린스만 선임 당시 응당 진행해야 했던 검증 과정이 날아갔죠. K리그 전·현직 감독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뒤늦게 선임 통보만 받았다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이럼에도 정 회장은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는데요. 하지만 그 결과는 이토록 참혹했습니다. 크나큰 후회가 남은 현재, 똑같은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진 이유죠.

이번에도 임시 감독? 글쎄…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 (뉴시스)
하지만 수많은 ‘정식’절차를 밟기엔 예선전이 너무 코앞이라는 것이 문제인데요. 그렇기에 ‘임시 감독’ 카드까지 언급되고 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임시 감독 체제를 겪은 바 있는데요.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에서 물러나자 신태용 감독이 임시 감독대행을 수행하며 평가전 2경기를 치렀습니다. 신 감독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 2017년에도 임시 감독으로 나섰죠.

두 번의 구원투수 등판으로 신뢰를 쌓은 신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정식 감독으로 임무를 소화하기도 했습니다.

국내파 감독 ‘하마평’, 가능할까?

▲홍명보 감독 (뉴시스)
최근 하마평에는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김기동 FC 서울 감독, 황선홍 U-23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외국인 감독을 찾고 선임하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국내파 감독들이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거죠. 다만, 국내파 감독이라고 선임이 쉬운 상황이 아닌데요.

소속팀을 이끄는 K리그 감독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거기다 내달 1일 K리그는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는 이미 시작해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 울산 HD가 첫 경기를 치른 상황입니다.

김기동 감독과 김학범 감독은 올 시즌 처음으로 각각 서울과 제주 사령탑을 맡게 됐고, 홍명보 감독은 울산의 3연패 도전을 앞두고 있죠. 황선홍 감독 또한 4월 초부터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있어 겸직이 쉽지 않습니다.

K리그 현직 감독 누군가가 임시로 대표팀 사령탑에 오르게 되면, 구단과 선수단뿐 아니라 팬들에게까지 그 피해가 가게 되는데요. 지난 시즌 300만 관중을 돌파한 K리그는 흥행에 성공하며 올 시즌 기대감을 높였죠.

특히 FC서울은 최근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를 영입하며 불울 지피기도 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K리그 현 감독을 국가대표 감독으로 빼내게 된다면, 축구협회의 선택으로 피해가 K리그 구성원들에게 돌아가는 꼴이 되죠.

K리그 개막 앞두고…감독은 부재?

▲(연합뉴스)

물론 KFA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 규정에는 ‘선임된 자가 구단에 속해 있으면 당해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는데요. 마지막 전술 훈련을 가다듬고 있는 K리그 상황에서 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제의하고 감독이 이를 수락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거죠. 국가대표팀을 위한 ‘대승적 차원’이라는 문구로만 요청하기엔 피해가 상당한 건 사실입니다.

거기다 이렇게 선임된 감독이 팬들의 기대에 맞는 성적을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데요. 앞서 2012년 ‘2014 브라질 월드컵’ 2차 예선 당시 레바논 원정에서 1대 2 충격패를 당한 한국은 당시 조광래 감독을 경질했고, 이후 최강희(당시 전북 현대) 감독을 선임해 진정에 나섰죠. 최 감독은 본선 진출을 끌어낸 뒤 약속대로 다시 전북으로 복귀했습니다. 이후 후임인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의 수장으로 나섰지만, 잡음과 경기력 논란에 휩싸이며 대표팀은 최악의 부진을 겪었죠. 당시 최강희 감독을 2년간 떠나보낸 전북 또한 2년 연속 무관에 그쳤고, 홍명보 감독 또한 무너지면서 양쪽 다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런 사례들이 겹치면서 K리그 팬들은 감독 차출에 거센 불만을 표하고 있는데요.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조차 ‘확실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차기 사령탑 선임 과정은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국가대표팀은 클린스만이 1년간 만들어 낸 전술 부재 혼란과 대표팀 내분 소식이 알려지며 참으로 시끄러운 상태인데요. 이 어지러운 대표팀을 단번에 사로잡고, 북중미 월드컵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령탑, 거기다 K리그 팬들의 마음마저 흡족한 ‘답안지’를 축구협회가 과연 내놓을 수 있을까요? 그 선택을 조급하게 기다리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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