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무게중심 여전히 '물가'보다 '경기회복'
한국은행이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개최를 앞둔 가운데 시장에서는 6월 기준금리가 넉달째 동결될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이견이 없는 모습이다.
시장은 무엇보다 이미 최저수준으로 낮아진 기준금리에 대한 레벨 부담감과 그동안 지속된 금리인하로 국내경기의 바닥 다지기가 진행되고 있어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대한 유인이 크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지난 금통위 회의 이후 금융시장 환경이 크게 변한 게 없는 상황이고 경제지표 역시 경기관을 바꿀 정도로 뚜렷한 유인이 없기 때문.
그간 유동성 공급에도 화폐 유통속도는 여전히 하락중이고 민간부문의 신용 창출은 미진하며 부동산시장의 과열 기미도 나타나고 있지 않은 만큼 시중유동성의 부작용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즉, 시중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거나 금융 및 실물경기를 교란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통화당국이 유동성을 조기에 회수할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오는 6월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 결정시 실물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여전히 완화적 통화정책의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속할 공산이 높다고 시장은 판단하고 있다.
국내외 이코노미스트들은 한은이 현재 전반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는 견해를 내보이면서 기준금리를 지난 5월의 2% 수준으로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그동안 지속해오던 과정에서 경기 시그널이 혼선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유동성 우려만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은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완화적 재정정책에 대한 기반을 조성한 만큼 이제는 시장과 정부의 후원이 만들어 가는 경기의 진화 과정을 지켜 보며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것.
즉, 금리 조절이 아닌 제도적ㆍ정책적 보완을 통해 향후 쓸 수 있는 정책들의 유효성을 확보해 가는 것이 현 통화 당국의 기본 행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은은 그러나 국제 원자재 가격이 점차 상승세로 접어드는 모습이고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준금리 결정시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려의 강도를 점차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가 아직은 정상적인 상황으로 회복됐다고 평가하기 곤란하고, 인플레이션을 임박한 리스크 요인으로 보기도 힘든 만큼 6월 금통위는 통화 정책의 무게중심을 여전히 물가보다는 경기회복에 둘 것으로 판단된다.
부동산 시장이 기준금리 결정의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적어도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여겨지는 오는 4분기부터 금통위가 금리인상에 대해 심각히 고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 연말이나 내년초 금리 인상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