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광산업의 전 대표가 1심에서 일부 혐의에 무죄를 선고받자 검찰이 항소했다. 백광산업은 하수관 세정제 ‘트래펑’ 제조사다.
13일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임선화 부장검사)는 김성훈 전 백광산업 대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에 징역 2년6개월,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무죄로 선고한 1심 판결에 항소를 제기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백광산업 회계 담당 임원 박모 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백광산업 법인은 벌금 3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회사 자금 229억 원 상당을 횡령·배임했다.
검찰은 “사안이 중대한 점, 유용한 회사 자금을 자신과 가족의 호화생활에 사용한 점, 범행을 은폐하고자 분식회계를 통해 허위로 작성된 재무제표를 공시하고 핵심 증거인 출금전표를 파쇄하도록 지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1심 선고형은 가볍다고 판단한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무죄를 본 법원의 판단에 대해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직원에게 증거인멸 의도로 출금전표 파쇄를 지시하였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정범인 직원의 증거인멸 고의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범의 범죄 성립을 전제로 하는 교사범은 법리상 무죄라고 판단했다”며 “검찰은 회계를 담당해왔던 직원의 경력, 관련자의 진술 등 증거를 종합하면 정범의 증거인멸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검찰이 김 전 대표 등을 기소하던 당시 공소사실 요지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횡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자금을 특수관계사에 대한 대여금으로 허위계상하고, 이를 특수관계사에 대한 채무와 허위상계 처리 및 허위 공시했다. 또한 2020년 박 씨에게 횡령 자금 관련 회계자료를 파쇄하라고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