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나를 버리지 않았다”…6년째 의대 도전한 ‘과고 출신’ 청년의 사연은?

입력 2024-02-0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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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튜브 채널 ‘미미미누’ 캡처)
우수한 성적으로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가난과 학교 폭력에 좌절을 맛봤음에도 6년간 의대 입학의 꿈을 놓치 않은 장수생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미미미누’에는 헬스터디 시즌2에 합류하는 합격자 정순수(25) 씨의 사연을 공개했다.

헬스터디는 ‘미미미누’ 측이 2025학년도 수능까지 모든 교재와 대면 강의를 지원하고 목표 대학 합격 시 첫 학기 등록금을 전액 지원해 주는 콘텐츠다.

정 씨는 중학교 재학 당시 1등을 하며 우수한 성적을 유지해 선생님의 추천으로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이후 학교폭력과 마주해야 했다. 특히 그의 집안이 가난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교 폭력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대치동에서 과고 입시반에서 친해진 애들끼리 무리가 형성되어 있고, 대학 수학까지 끝내고 온 애들끼리 있었다”며 “발표를 해보라고 하면 당연히 못 푸니까 애들이 낄낄거리고 웃거나 조별 과제를 할 때도 ‘정순수랑 같은 팀 하면 망한다’고 꼽을 주거나 같이하고 싶어 하는 학생이 없어 혼자 했다”고 당시를 털어놨다.

이어 “친구 세 명이 제 노트북을 뒤지다가 자기소개서를 봤는지 우리 집안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걸 다른 애들한테 까발리겠다고 했다. 그땐 들키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너무 무서웠다. 꾹 참고 학교에 다녔다”고 밝혔다.

또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아버지가 과학고 입학 선물로 사준 노트북을 친구가 밟아서 부순 적도 있었다. 대학생이 되면 과외를 해서 노트북값을 갚겠다고 했던 친구는 결국 잠적했다고 한다.

아울러 재수하게 된 정씨는 인터넷 강의를 듣기 위한 노트북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는 “하루 12시간씩 배달 일하다가 아스팔트에 팔이 갈리는 사고가 났는데 병원비가 아까워 혼자 연고 바르고 치료했다. 며칠 뒤 급성 패혈증으로 죽을 뻔했다”며 “너무 억울했다. ‘노트북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돼야 하나?’ 싶었다. 많이 비참했고 가난하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출처=유튜브 채널 ‘미미미누’ 캡처)
여기에 정씨 아버지마저 치매에 걸리게 됐다. 이에 앞서 어머니는 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형편은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정씨는 “아빠가 살도 40㎏까지 빠지고 그랬다. 너무 암울해서 딱 죽으려고 했다. 그때가 제 생일이었다”며 “그냥 죽기가 너무 억울했다. 학교폭력 당한 것도 제 잘못 아니고, 부모님 아픈 것도 제 잘못 아니지 않냐”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아빠한테 너무 미안했다. 과학고 간다고 하지 말고 일반고 가서 잘해서 의대 갔으면 아빠를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 텐데”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정 씨는 이같은 상황에도 좌절하지 않고 택배 상·하차 일을 하면서 계속 수능을 봤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헬스터디모집글을 보자고 “신이 나를 버리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의사가 돼서 엄마, 아빠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장기적으로는 나같이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자는 결심으로 의대에 지망하게 됐다“며 ”동정이나 연민 말고 응원이나 격려를 보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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