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세 전환...정유업계 긴장

5일 두바이유 65달러 돌파...정제마진 악화·수요감소 우려

세계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제유가가 빠른 속도의 오름세를 보이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가격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국제석유제품가격이 동반 상승해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지만 경기회복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감소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주로 도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배럴당 65달러를 돌파했다.

정유업계에서는 국제 유가 상승폭이 아직 염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물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제유가만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상승세가 대세로 이어져 정제마진 악화나 수요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분위기다.

정유업체 관계자는 "이번 상승세는 최근 몇년 동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던 국제 유가가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단기적인 심리적인 상승 국면으로 상승세가 지속되지 않고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지난 3월 급락했던 정제마진이 4월부터 조금씩 상승했는데 이번 유가 급등으로 정제마진이 악화될 수도 있어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제유가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로 오르는 반면 국제석유제품 가격은 석유제품에 대한 실질소비로까지 이어지지 못하면서 보합세를 유지, 정제마진이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유가 급등으로 인해 석유제품 수요 둔화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가 회복되지 않았는데 유가부터 오르면 수요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은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 급등은 제품별 수급에 따른 차별적 반영과 가격부담에 따른 수요 둔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여름철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요가 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수요를 선반영하는 휘발유, 경유 등 국제석유제품가격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정유업체 관계자는 "국제유가의 점진적인 상승은 정유업계에 긍정적이지만 최근과 같은 급등세는 쉽게 판단할 수 없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으로 환차익이 발생, 환율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단기간에 원유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 80달러까지 오을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년보다 4000만~5000만 배럴 많아 아직 경제 기초가 나아진 건 아니다"라며 "지난해와 같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기관인 골드만 삭스도 "국제유가가 올해 말 배럴당 85달러선에, 2010년 말에는 95달러 선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지난해와 같은 유가 급등세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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