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잔액 남아있는데..." 보험사 추가 상생기금 압박에 볼멘소리

입력 2024-01-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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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 사회공헌 잔액 220억 달해
손보협회는 141억 쓰고 59억 남아
성과급잔치 예고 속 추가 압박 거세

역대급 실적을 낸 보험사들의 성과급 잔치가 예상되는 가운데, 추가 상생금융안 기대치도 커지고 있다. 자동차와 실손보험료를 인하했지만, 실적 호조로 기금 조성 압박까지 더해진 것이다. 다만 보험사들은 현재 있는 기금도 다 쓰지 못하고 있는데 추가적인 기금 조성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해 지급할 성과급을 전년 수준에서 소폭 인상된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작년 성과급은 연봉의 60%이었다.

삼성화재는 연봉 45~50%의 성과급 지급안을 논의 중이다. 이달 말 성과급이 연봉 50%로 확정되면 역대 최고 수준이 된다. 양사 모두 이달 말까지 성과급 규모를 결정지을 계획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보험사들도 성과급 기대가 높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성과급을 최종 결정지을 예정이다. 양사 모두 '순이익 1조 원대'가 예상되는 만큼 최소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30~40%대 성과급이 지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생명은 연봉 25~29%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다.

성과급 지급과 함께 보험사들의 상생금융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초에도 금융권에 성과급 잔치 논란이 불거졌던 데다, 최근까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이 거셌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험업계 내에선 기금조성을 두고 정작 현재 있는 기금도 다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더 걷는 게 의미가 있겠냐는 주장이 나온다.

보험사들은 현재도 기금 출연을 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2007년 증시 상장을 위해 2026년까지 10년간 총 1조5000억 원을 사회공헌에 출연한다는 목표로 22개 생보사들의 출연금을 모아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를 출범했다.

손해보험업계에는 업계 공동으로 주기를 정해 100억~2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하는 사회공헌협의회가 있다. 사회공헌사업 추진을 위한 의결기구로서 기부금 등을 출연받는 공익재단은 아니며, 사업추진을 결정한 경우 회원사에서 직접 재단 등으로 기부금을 내고 있다.

생명ㆍ손해보험협회가 오기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생명보험 공동 사회공헌 재원 잔액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사회공헌재단 107억6406만 원, 사회공헌기금 112억3463만 원으로 총 219억9869만 원이다.

손보협회는 지난해 2월, 5년 간 200억 원 규모의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기로 의결한 후 12월까지 141억 원의 사업을 의결해 현재 59억 원의 잔액이 남아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돈을 걷어도 쓸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고 예산 집행도 쉽지 않다"며 "아직 기금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굳이 더 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돈 걷어서 놀리고 있을 바에는 더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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