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통장’ 파격혜택에도…은행권 ISA 매력도는 ‘글쎄’

입력 2024-01-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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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예금보다 낮아 인기 '시들'
은행 가입자 1년새 5.2만 명 '뚝'
증권사는 32.8만 명이나 늘어
시중은행 "비과세상품 메리트 충분"

정부가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했지만, 은행권 ISA 수익률의 핵심인 전용예금 금리는 일반 예금보다 낮아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권의 ISA 총 가입자 수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100만211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05만4375명)보다 5만2257명 줄었다. 신탁형 ISA는 84만5050명에서 83만1598명으로 1만3452명 감소했고, 일임형 ISA는 20만9325명에서 17만520명으로 3만8805명이 쪼그라들었다.

ISA는 예적금·주식·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하면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절세상품으로 지난 2016년 도입됐다. ISA 계좌 유형은 △신탁형(가입자가 직접 펀드, ETF 등 투자상품을 선택) △일임형(증권사 등 금융기관에서 직접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운용) △중개형(국내 상장주식도 투자 가능)으로 구분된다. 은행에서는 신탁형과 일임형 ISA를 취급한다.

정부가 올해 ISA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하기로 발표하면서 시중 자금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금 혜택이 늘어나면 그만큼 실질 투자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ISA도 납입 한도를 연 2000만 원, 총 1억 원에서 연 4000만 원, 총 2억 원으로 두 배 확대한다.

ISA 계좌를 통해 번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도 커진다. 현행 일반형 200만 원, 서민형 400만 원에서 앞으로 일반형 500만 원, 서민형 1000만 원으로 2.5배 늘린다. 비과세 한도를 넘어서는 소득에 대해선 9.9% 세율을 적용해 분리과세한다.

그러나 ISA 세제 지원의 수혜자는 증권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ISA 수익률의 핵심인 전용예금 금리가 일반 예금 금리보다 낮아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면서다. 은행의 경우 신탁형 ISA가 주를 이루는데, 편입 자산 중 예·적금 비중이 96%(12조3474억 원)에 달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ISA 전용 예금 금리는 12개월 만기 기준 3.10~3.60%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최고 연 3.50~3.90%로 ISA 전용 예금 금리보다 높다.

반면 증권사의 ISA 가입자 수는 늘어나고 있다. 증권사 ISA 가입자 수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388만2786명으로 1년 전(355만4996명)보다 32만7790명 증가했다. 특히, 투자중계형 ISA의 경우 350만1429명에서 383만3502명으로 33만2073명이 유입됐다.

ISA 전체 가입금액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은행이 13조6324억 원으로 증권사(9조5319억 원)에 비해 높지만, 1인당 1계좌 가입이 원칙인 ISA의 특성상 고객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유출될 자금의 규모도 클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예금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 수익을 크게 내고 싶은 고객들이 증권사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정기예금의 경우 이자소득의 15.4%의 세금이 부과되지만 ISA 전용 예금은 비과세이기 때문에 은행 ISA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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