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까지 손대는 알리익스프레스…쿠팡과 본격 경쟁하나

입력 2024-01-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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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전문관 K베뉴서 콜라·생수까지 판매

LG생활건강 이어 코카콜라음료까지 입점
가공식품 판매 사업 전개 테스트 해석
별도 조직 꾸린 알리, 식품업계와 접촉 중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중국 직접구매(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한국 생활용품·가전에 이어 가공식품 판매에 나섰다. 그간 알리의 약점으로 꼽혔던 식품 판매까지 손을 대는 것인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쿠팡과 납품 단가 등으로 갈등을 벌인 업체들도 입점한 만큼 알리가 본격적으로 가공식품 판매에 나설 경우 이커머스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16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이달 코카콜라음료는 알리의 한국 제품 전문관 K베뉴에 입점했다. 알리는 코카콜라음료 본사 직영 공식 숍을 통해 코카콜라, 몬스터(에너지드링크), 평창수(생수) 등을 판매 중이다. 알리가 음료를 판매하는 건 이례적이다.

그간 알리는 K베뉴에 국내 생활용품 제품을 주로 판매해왔다. 지난해 10월 K베뉴를 신설했을 당시 입점 업체는 깨끗한나라, 로보락, 애경, 유한킴벌리, P&G까지 총 5개였으나 현재는 10개 이상으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LG생활건강을 비롯해 쿠쿠 등 생활가전 브랜드도 입점했다.

K베뉴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상품만을 모아놓은 전문관이다. 중국 직구 제품과 달리 국내에서 상품을 직접 발송하기 때문에 이르면 익일 배송, 늦어도 3일 내 상품을 받아볼 수 있고 배송료 또한 무료다.

알리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업계는 가공식품 판매 사업 전개를 위한 사전 테스트로 본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알리는 본사 내에 가공식품 담당 조직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최근 국내 주요 식품업체, 음료업체, 라면업체 등과 접촉해 사업 제휴 등을 논의 중이다. 알리의 K베뉴에 국내 브랜드가 공식 숍을 오픈하는 방식인 만큼 제조사 입장에서 판매처 다각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K베뉴)상품 포트폴리오를 계속 넓혀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제품 전문관 K베뉴.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알리가 가공식품 판매까지 뛰어드는 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알리는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알리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713만 명으로 2위 업체인 11번가와 격차를 50만 명대까지 좁혔다. 특히 지난해 4월 알리의 MAU가 413만 명인 것과 비교하면 8개월 새 MAU가 72.6% 증가했다.

알리가 가공식품 판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미칠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가공식품 판매를 통해 지금보다 시장점유율을 더 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국내 제조사가 쿠팡 대안으로 알리를 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K베뉴에는 LG생활건강, 쌍용 C&B 등 과거 쿠팡과 갈등 관계에 있었던 업체가 입점해있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다수의 식품업체와 접촉을 하고 있다”면서 “국내 소비자를 잡기 위해 생활용품, 생활가전, 가공식품 등 상품 구색을 확대하고 있는 것인데 자본력이 막강한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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